작성일 : 25-02-26 08:34
안성 고속도로 붕괴사고, ‘현대엔지니어링’ 네 번째 중대재해
|
|
글쓴이 :
동구센터
 조회 : 144
|
2022년 7월~2024년 3월 사망사고 3건 발생 … 25일 고속도로 건설현장 무너져 노동자 4명 숨져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 현장에서 25일 교각 상판이 무너져 노동자 4명이 숨지고 6명이 중경상을 입은 가운데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에서 이번 사고까지 중대재해 최소 4건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사고 피해자 10명 중 사망 4명(중국동포 2명)·중상 5명·경상 1명으로 집계됐다. 고용노동부는 즉각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뒤 하청노동자 끼임·추락·맞음 사망
25일 <매일노동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현대엔지니어링 사업장에서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2022년 1월27부터 지난해 3월까지 중대재해 3건이 발생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박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중대재해 사망 발생 원·하청 사업장’을 전수조사한 결과다.
세 차례 중대재해에서 하청노동자 3명이 사망했다. 2022년 7월 충남 아산시 사업장에서 하청노동자 1명이 갱폼(외벽 시공을 위해 발판용 케이지와 외부 벽체용 거푸집을 일체형으로 제작한 것)의 케이지(작업발판) 내부에서 볼트를 해제한 후 인양 중이던 갱폼 사이에 끼여 숨졌다.
사망사고는 이어졌다. 2023년 4월 하청노동자 1명이 경기 구리시의 한 건설공사 현장 지상 1층 바닥에서 철근작업을 준비하던 중 지하 1층 바닥으로 추락해 목숨을 잃었고, 지난해 3월에도 하청노동자 1명이 외벽 석고를 마감하던 중 떨어진 자재에 맞아 숨졌다. 3건 모두 노동부에서 수사 중인 상태로 알려졌다.
교량 V자로 ‘와르르’ 장비 이동 규명 필요
이날 사고는 과거 세 차례 사고보다 규모나 인명사고 측면에서 훨씬 컸다. 사고는 오전 9시49분께 경기 안성시 서운면 산평리 안성~용인 9공구 청룡천교 공사 현장에서 교각에 설치한 대들보(거더·빔) 4~5개가 52미터 아래 지상으로 붕괴하면서 발생했다. 빔 위에서 작업하던 노동자 10명이 지상으로 추락해 권아무개(48)씨, 강아무개(59·중국)씨, 이아무개(65·중국)씨 등 4명이 사망했고 유아무개(51)씨 등 6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고 당시 상황이 담긴 차량 블랙박스 영상에 따르면 가장 왼쪽의 교량 상판에서 연기가 나고 휘어지기 시작한 뒤 상판 가운데 부분이 브이(V)자 모양으로 주저앉았다. 영상 속 교량 상판 세 개가 무너져 내려앉는 데까지 시간은 약 5초에 불과했다.
소방당국은 런처 장비(거더 인양 설치 장비)를 이동시키는 중에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현장소장에 따르면 파란색 런처를 이용해 교각 위에 상판을 거치하는 작업 중 하행선 작업을 위해 우측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빔을 다리 기둥 위에 임시 고정한 상태에서 하중이 한쪽으로 쏠리며 연결된 빔이 줄줄이 붕괴됐을 것이란 추측이 제기된다.
노동부 즉각 작업중지, 현대엔지니어링 사과
작업 과정에서 과실이 밝혀질 경우 현대엔지니어링이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받을 가능성이 있다. 사고가 난 공사현장은 한국도로공사가 발주하고 현대엔지니어링(지분 50%)·호반산업(30%)·범양건영(20%)이 컨소시엄 형태로 시공 중이었다. 주관사는 현대엔지니어링이며, 하도급사는 장헌산업이다. 고속도로 9공구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약 1천925억원에 낙찰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지난해 2월27일부터 5명 이상 기업에 전면 적용되고 있어 현대엔지니어링도 적용 대상이다.
노동부는 사고 발생 직후 현장에 산재예방감독정책관을 급파하고 평택고용노동지청은 해당 작업에 작업 중지를 명령했다. 국토교통부 중심으로 구성된 사고대책본부도 꾸려졌고, 동일한 사업장에서 3명 이상 사망해 평택지청에는 지역산업재해수습본부가 설치됐다. 김문수 노동부 장관은 관계기관과 협업해 신속히 사고를 수습하라고 지시했다.
주관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은 사과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당사 시공 현장의 인명사고로 소중한 생명을 잃고, 부상을 입은 분들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현재 조속한 현장 수습과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관계기관에 적극 협조하고 있으며 모든 노력과 필요한 조치를 다 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빔이 떨어진 원인을 정확하게 알 수 없어 조사에 성실히 협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www.labortoday.co.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