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6-12-07 13:14
[골병드는 학교비정규 노동자] “급식 일 몇 년 하니 몸 성한 곳이 없어요”
|
|
글쓴이 :
동구센터
 조회 : 1,552
|
[골병드는 학교비정규 노동자] “급식 일 몇 년 하니 몸 성한 곳이 없어요”
근골격계질환으로 1년에 한 번은 병원행 … "100미터 달리기하는 수준"
서울지역 A중학교 급식실에서 일하는 이주니(43)씨는 방학을 손꼽아 기다린다. 그는 조리실무사 6년차다. 그 세월이 이씨에게 남긴 흔적은 손목·허리통증이다. 방학은 일종의 요양기간이다. 받는 월급은 없지만 그렇게라도 몸을 추슬러야 학기가 시작되면 일을 할 수 있다. 학교비정규직은 방학 기간 무임금을 조건으로 월 170만원가량을 받는다.
이씨는 “내가 쉬고 싶어서 쉬는 건 아니지만 방학이라도 있어 그나마 몸을 돌볼 수 있다”며 “병원을 가도 낫지 않고 독한 약만 먹어서 그런지 방학만 기다리면서 참는다”고 말했다.
이씨는 6일 오후 장인홍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원과 학교비정규직노조가 주최한 학교급식 노동자 증언대회에 나섰다. 이씨 일과는 살인적이다. 5명의 조리실무사와 함께 820명이 먹을 점심을 준비한다. 아침 7시30분 급식실에 도착하면 식판을 반별 인원수에 맞게 정리한다. 한 반 학생수는 24명에서 32명이다. 27개 학급이니까 식판 정리하는 작업도 그야말로 일이다. 오전 8시부터 9시까지는 60킬로그램의 식재료를 씻고 다듬는다. 조리실무사들은 오전 10시부터 밥·국·반찬 담당을 정한 뒤 조리에 들어간다. 오후 12시30분부터 배식을 한다. 오후 1시부터는 식판을 수거해 설거지를 한다. 설거지와 청소를 마치면 오후 3시30분 정도가 된다. 오후 5시를 넘기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씨는 “국통·식판·반찬통을 하루에 수도 없이 들고 내려야 일이 끝난다”며 “하루에 조리실무사가 드는 무게를 합치면 아마 1톤이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급식 일을 몇 년 하니까 몸이 성한 곳이 없다”고 토로했다.
노조가 지난달 서울지역 초·중·고등학교 64곳에서 근무하는 조리실무사 12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 보니 10명 중 4명은 업무로 인한 질병을 이유로 연간 10회 병원을 찾았다. 응답자 모두가 1년에 한 번은 병원을 찾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병원을 찾은 이유 중 98%는 근골격계질환 때문이었다. 노조 관계자는 “응답자 68%가 급식 일이 100미터 달리기 수준으로 힘들다고 답했다”며 “그만큼 노동강도가 높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