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6-05-17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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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개정 노조법 시행 두 달 ①-1] 인천컨테이너터미널로 본 사용자성 인정 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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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동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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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청 차량으로 일하며 작업 과정 통제받아 … 기각 16건 ‘교섭단위 분리’ 사건에 집중
어고은 기자 입력 2026.05.11 06:30
지난달 전국 지방노동위원회에서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상 ‘계약외사용자’ 여부를 판단한 사건을 살펴보니 인용(46건)이 기각(16건)보다 3배 가까이 많았다. 미화·경비 등 직종은 대부분 인정되는 추세였다. 기각된 사건은 교섭단위 분리에 집중됐다.
인천항에서 일하는 야드트레일러(YT) 기사도 원청 사용자와 교섭테이블에 마주 앉을 수 있게 됐는데, 10일 <매일노동뉴스>가 노조의 신청서를 입수해 대세가 된 노동위원회의 사용자성 인정 사유를 살펴봤다.
YT 기사, 혼재작업·근로시간 통제 주장
민주일반노조가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제출한 ‘교섭요구 사실공고 시정신청서’를 보면 노조는 원청 인천컨테이너터미널주식회사(ICT)가 YT 기사의 노조법상 계약외사용자인 근거로 △장비·건물 등 재산이 원청 소유인 점 △작업 전 과정이 원청에 의해 진행되는 점 등을 제시했다.
신청서 내용과 노조 설명을 종합하면 YT 기사는 인천항에서 터미널을 운영하는 하역사의 하청업체 소속으로, 선박에서 내린 컨테이너를 야적장까지 운반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노조는 작업 차량이 ICT의 소유고, 작업 전 과정을 원청이 일괄 통제하는 데다 원·하청 노동자가 혼재작업을 하고 있다고 적시했다. 근로시간도 사실상 결정한다고 주장했다. 원청이 작업스케줄을 일주일 전에 통보하는데 원청 사정에 따라 하청노동자의 근무시간이 수시로 변동되는 식이다. 점심·저녁시간 연장근로에 대한 수당도 원청이 직접 지급한다고 했다.
노조는 3월11일 ICT를 상대로 교섭을 요구했지만 교섭요구 사실을 원청이 공고하지 않자 인천지노위에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신청서를 같은달 23일 냈다. 인천지노위는 지난달 13일 해당 사건을 인용했다. 판정문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미화·시설관리 하청 노조, 공공·민간 모두 ‘인용’
미화·경비·시설관리 업무를 하는 하청노동자들에 대한 원청의 실질적 지배력은 공공·민간 할 것 없이 인정되는 경향을 보였다.
부산지노위는 지난달 16일 부산교통공사 용역업체 소속으로 무인경전철 안평역에서 특수경비 업무를 하는 하청노동자들이 공사를 상대로 제기한 확정공고 이의신청을 받아들였다. 서울지노위는 같은달 22일 서울교통공사 자회사(서울메트로환경·서울도시철도그린환경) 소속 청소·방역 업무를 하는 노조가 공사를 상대로 제기한 교섭요구 사실공고 시정신청을 인용했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출연한 비영리재단법인 과학기술시설관리단·과학기술보안관리단 소속 미화·보안·경비·시설관리 업무를 하는 하청노동자들도 원청과 교섭할 수 있게 됐다. 공공과학기술연구노조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을 상대로 제기한 교섭요구 사실공고 시정신청은 지난달 30일 충남지노위에서 인용됐다.
공공부문뿐만 아니라 사립대와 대학병원에서 미화·시설관리 업무에 종사하는 하청노동자들도 마찬가지 교섭 지위를 인정받았다. 인덕대·성공회대, 조선대병원·이화여대의료원 등에 대한 하청 노조의 교섭요구 사실공고 시정신청도 지노위에서 모두 인용됐다.
교섭단위 분리 문턱 낮췄다지만
‘쪼개기 교섭’ 없었다
기각된 사건 16건의 유형 중에는 교섭단위 분리신청이 10건으로 많았는데, 대부분 건설노조·플랜트건설노조가 제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섭단위 분리가 기각된 10건 중 7건은 SK에너지·S-OIL·고려아연, SK에코플랜트, 한화·GS건설·삼성물산을 대상으로 한 사건이다.
울산지노위가 지난달 9일 SK에너지·S-OIL·고려아연 사건과 관련해 낸 보도참고자료를 보면 “산업안전보건 관련 교섭의제에 대해 원청이 사용자 지위에 있다”면서도 “신청인 노조 소속과 다른 노조 소속 간 현격한 근로조건 차이, 고용형태, 교섭관행 등에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산업안전 관련 의제에 대한 노조 간 이해관계의 유사성 및 분리시 노조 간 근로조건의 격차 유발 우려 등을 고려해 교섭단위 분리신청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SK에코플랜트와 한화·GS건설·삼성물산의 경우 플랜트건설노조와 건설노조가 각각 제기한 사건이다. 플랜트건설노조는 상급단체별 분리, 건설노조는 토목부문을 분리해 달라는 취지로 노동위에 교섭단위 분리신청서를 접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나머지 기각 사건은 쿠팡CLS(상급단체별 분리), 한국전자통신연구원(특수경비 직종별 분리), 한국수력원자력(자회사·용역업체 분리)을 상대로 제기된 것이다. 노조법 시행령 개정으로 원청 사용자와의 교섭에서 하청 노조들 간 교섭단위를 분리할 때 우선적 고려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교섭단위 분리를 좀더 쉽게 할 수 있도록 했지만 실제 노동위 판단시 분리 필요성이 없다고 본 경우가 더 많았다. ‘쪼개기 교섭’에 대한 일각의 우려가 과도한 기우였음이 드러난 셈이다.
어고은·이수연 기자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s://ww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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