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6-09-28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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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계절노동자 피해, 브로커 착취구조 수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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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동구센터
 조회 :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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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효주 변호사(이주민센터 친구)
정효주 입력 2026.09.28 06:30
지난 9일, 계절노동자 대리인단은 브로커 A씨를 노동력 착취 목적 약취·유인, 직업안정법 위반, 출입국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전남경찰청에 고소했다.
외국인 계절근로(E-8) 비자는 단기 인력이 필요한 한국의 농어촌에 외국인을 고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비자다. 제도상 노동자의 모집과 송출, 배정 전 과정은 공공기관이 담당해야 하며, 사적 중개나 알선, 수수료 수취는 엄격히 금지된다. 그러나 현실은 이와 거리가 멀다. 지자체의 인력과 관리 역량이 부족한 틈을 타 이른바 ‘브로커’들이 제도 전반에 개입하고 있다. 브로커들은 서류 처리·행정 비용 명목으로 계절노동자가 빚을 지게 하고, 월급에서 75만원씩 3개월간 공제한다. 합법적 직업소개소도 임금의 1% 이하, 1회 소개비만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명백한 불법적 이익 취득이다. 브로커들은 사업장 이탈을 막는다는 이유로 여권을 빼앗고, 보증금을 요구하고, 가족과 친인척을 보증인으로 세웠다. 사업장 이탈시 100만페소(약 2천500만원)의 벌금을 내야 하고, 블랙리스트에 올라 민형사 소송이 벌어질 것이라고 협박했다.
노동환경 역시 열악했다. 계절노동자들은 휴식일 없이 12시간씩 일했고,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급여를 받았다. 숙소는 CCTV로 통제되기도 했다. 이를 견디다 못해 도망친 노동자가 나오자, 다른 노동자들에게 현상금을 걸고 추적하게 하는 일도 벌어졌다. 일부 수사기관은 이것을 단순 임금체불이나 열악한 노동환경 문제로 한정해 바라본다. 그러나 이는 문제의 본질을 놓치는 해석이다. 브로커의 개입은 단순한 중개가 아니고 노동자를 통제 가능한 상태로 만들어, 구조적으로 착취할 수 있는 조건을 형성한다.
국제사회는 이미 인신매매의 개념을 확장해 왔다. 인신매매는 ‘착취’를 목적으로 사람을 ‘모집, 수송 또는 제공받는 행위’로 새롭게 정의된다. 즉 사람을 강제로 잡아 와서 억지로 가두는 행위에서 더 나아가, 상대의 취약성을 이용해 착취 가능한 상태로 만드는 점이 문제라는 것이다. 불안정한 체류자격, 낮은 경제적 지위, 언어와 문화의 장벽은 이주노동자를 취약하게 만든다. 결국 누군가 정교하게 짜둔 착취의 구조가 있을 때, 그것이 착취인 줄 알든 모르든 그것에 걸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뭔가 이상한 걸 알았으면 오지 말았어야지” “결국 자기 선택인데 피해받은 것처럼 구네”라고 말한다. 네가 스스로 선택한 일이니 네가 감당하라는 논리다. 이러한 시각은 그 선택이 이뤄지는 조건을 외면한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결정, 정보의 비대칭 속에서 이루어진 선택이 과연 자유로운 선택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인신매매등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인신매매방지법)은 분명히 말한다. 피해자가 착취에 동의했더라도 인신매매 범죄 성립 여부에는 영향이 없다. 취약한 조건에 있는 사람의 ‘선택’은 진정한 의미의 자발적 선택이 아니기 때문이다.
브로커 처벌에 초점이 맞춰져야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여권 압수, 채무 부과, 가족 보증, 현상금 추적?이 모든 장치는 노동자가 스스로 상황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도록 하는 통제 수단이다. 사업주의 저임금 착취가 가능한 것은, 바로 이 구조가 먼저 노동자의 선택지를 봉쇄해놓았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을 단순한 임금체불이나 열악한 노동환경의 문제로 축소해서는 안 된다. 노동자의 취약성을 이용해 착취가 가능하도록 만든 구조가 있었다면, 그 구조 자체가 수사 대상이 돼야 한다. 특히 전국 각지에서 유사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일선 경찰서가 아닌 광역범죄수사대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한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s://ww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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