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5-06-30 09:03
[병원 비정규직 사용 실태 심각] 비용절감 목매느라 핵심 업무까지 외주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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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동구센터
 조회 :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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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비정규직 사용 실태 심각] 비용절감 목매느라 핵심 업무까지 외주화했다
1천인 이상 대형병원일수록 더 많이 써 … 간호·행정 전 영역에 비정규직 사용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와중에 삼성서울병원은 병원장과 그룹 실질 오너가 고개를 숙이고 사과했다. 부실한 감염자 관리에, 투명인간 취급을 받는 비정규 노동자들이 도마에 올랐다. 그렇다면 이 문제가 비단 삼성서울병원만의 문제일까. 국내 병원들의 비정규직 규모가 증가 추세고, 이들의 업무도 병원 전반으로 확대됐다는 조사가 나왔다. 어떤 병원이든 제2의 메르스 사태의 원인 병원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분원 설치 때 비정규직 위주로 설계
29일 <매일노동뉴스>가 입수한 '보건의료노조 비정규실태 연구용역보고서'(2014년 12월)에 따르면 14개 국립대병원의 비정규직은 6천261명이나 된다.(2013년 말 기준) 50.6%가 직접고용이고, 49.4%는 간접고용이었다. 각 병원별 비정규직 비율은 3~27%로 달랐지만 한 곳을 제외한 열세 곳 모두에서 비정규직이 유지되거나 늘어났다. 직무별로 보면 청소·경비·시설관리는 모든 병원에서 외주화됐는데, 일부 병원에서는 콜센터·환자이송·전산까지 외주화하고 있었다.
특히 분원을 설립한 병원들에서 상대적으로 비정규직 비중이 높았다. 국립대병원인 A병원은 분원을 개원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정규직이 23% 증가해 총 인원이 3천167명이 됐다. 반면 무기계약직과 직접고용 비정규직은 160% 늘어난 689명이다. 본원과 분원을 비교해 볼 때 직접고용 비정규직 비율은 각각 13%와 23%였다. 직무별로 보면 간호직의 비정규직 비율은 각각 11%와 21%, 시설·원무직 등 기타 직종은 44%와 79%로 차이가 났다. 분원 개원 후 필요인력을 무기계약직과 기간제 노동자로 채웠고, 특히 분원의 경우 비정규직 위주로 인력을 설계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형병원 외주화로 일감 몰아주기
300인 이상 민간병원의 경우 비정규직 규모는 1만9천498명으로 전체 인력의 14%다. 직접고용과 간접고용이 각각 6.6%, 7.4%였다. 병원 규모로 살펴보면 대형병원이 비정규직을 더 많이 쓰고 있었다. 300~999명 사업체의 비정규직 비율이 13%(직접 6.4%, 간접 6.6%)인 반면, 1천인 이상 사업체는 25.5%(직접 12.5%, 간접 12.9%)였다.
2007년에는 청소·세탁·오척물처리 중심으로 외주화됐으나 2012년에는 경비·시설유지·전산시스템관리·급식·주차관리 업무까지 외주화됐다.
'빅5 병원'에 해당하는 B병원의 경우 비정규직이 1천명을 넘었다. 주요 사업장 3곳의 직접고용 비정규직은 617명(16.7%), 간접고용은 650명(17.6%)다. 특히 간호직·의료기술직 같은 의료분야 전문직에서 사무행정에 이르기까지 전 직종에서 기간제(2년 계약직)가 활용되고 있었다. 환자이송·식당·시설관리·청소·콜센터 등 7개 업무가 외주화됐다. 이들 외주업체 7곳 중 3곳은 B병원과 같은 재단 산하기업이었다. 외주화를 통해 인건비 줄이기 외에도 '일감 몰아주기'까지 하고 있는 것이다.
노조는 "1990년대 들어 병원들이 늘어나고 비정규직법이 시행되면서 병원에도 성과주의 경영시스템이 도입돼 비정규직과 아웃소싱 활용이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노조는 이어 "국립대병원의 경우 인건비를 억제하면서 사업규모를 확장하는 정책을 취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급진적인 외주화가 추진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최근 정부의 의료영리화 정책 추진상황을 고려하면 치료 외에 비정규직 간접고용 형태의 서비스 직무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며 비정규직 확대 가능성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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