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오전 공공운수노조 관계자들이 부산고용노동청 앞에서 부산경남경마공원 마필관리사 작업중지 및 특별근로감독을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마필관리사 자살엔 이유가 있었다... 부산경남마사회, 노동관계법 270건 위반
최근 두달 새 마필관리사 2명이 연이어 목숨을 끊은 한국마사회 부산경남본부에서 270건에 달하는 근로기준법 등 노동관계법 위반사항이 적발됐다. 마필관리사에 대한 체불임금 규모는 1억원이 넘었다.
4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가 공개한 고용노동부의 부산경남경마공원(렛츠런파크 부산경남) 근로감독 결과에 따르면, 근로기준법과 산업안전보건법 등 노동관계법 위반사항이 총 270건 적발됐다. 그 중 근로기준법 위반이 216건으로 가장 많았다.
▶복통 속 과로하던 마필관리사, 약봉지 남기고 자살
부산경남경마공원과 계약을 맺고 있는 조교사들은 총 32개조이다. 조교사들이 고용하고 있는 마필관리사 등 394명에게 총 1억1400만원의 임금체불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통상임금 계산 착오에 따른 체불임금은 9795만원에 달했다. 1년 미만 노동자에게 연차수당을 주지 않거나, 노동절에 휴일근로 가산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사례도 적발됐다. 대부분 조교사들이 법정 연장근로 시간인 주 12시간을 넘기면서까지 일을 시켰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6월부터 한달 간 진행된 이번 근로감독은 지난 5월 마필관리사 박경근씨가 “O같은 마사회”라는 유서를 남기고 마굿간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데 따른 것이다. 공공운수노조는 박씨 죽음이 “마필관리사에 대한 다단계 착취구조 때문”이라고 주장해 왔다.
마필관리사는 1980년대까지 마사회 소속 직원이었지만 1990년 마사회가 경쟁 체제를 도입하겠다며 ‘개인마주제’를 도입한 이후로는 비정규직 신분이 됐다. 경마공원(마사회)이 개인사업자인 조교사와 계약을 맺고, 조교사가 다시 마필관리사들을 고용하는 구조다. 박씨 사망 두달여 뒤인 지난 1일에도 부산경남마사회 마필관리사 이현준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십여일째 치르지 못한 유명 마필관리사의 장례식
고용노동부는 부산경남경마공원에 근로기준법 및 기간제법 위반 등 노동관계법 위반사항 29건에 대해 229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체불임금 지급을 지시했다. 이 밖에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사항 19건에 대해서도 과태료 3050만원을 부과했다.
공공운수노조는 성명을 내 “이번 근로감독만으로는 부산경남경마공원 근로실태가 제대로 파악되기 어렵다”라며 “고용노동부는 특별근로감독을 통해 이곳에서 벌어진 조교사 갑질 사례, 노동법 위반, 산업재해에 대한 집중적인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마필관리사 노동자들이 연이은 동료의 죽음으로 정신적 트라우마가 심각한 상황인만큼 즉각적인 작업중지 명령을 내려야 한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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