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오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학용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대 국회 특수고용직 고용보험 가입 끝내 외면환노위 ‘예술인 가입 가능’ 고용보험법 개정안 의결 … 한국형 실업부조는 첫걸음
한국형 실업부조라 불리는 국민취업지원제도가 올해부터 시행된다. 늦어도 내년부터는 예술인도 고용보험 적용을 받게 될 전망이다. 플랫폼 노동자와 특수고용 노동자 고용보험 가입 법안은 결국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환노위는 11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구직자 취업촉진 및 생활안정지원에 관한 법률(구직자취업촉진법) 제정안과 고용보험법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사회적 대화로 압박했던 실업부조 도입
부족한 지원금, 짧은 지급기간은 ‘개선과제’
한국형 실업부조는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산하 사회안전망개선위원회는 지난해 3월 실업부조 운영 원칙을 포함하는 고용안전망 강화를 위한 합의문을 채택했다. 사회적 대화로 정부정책에 힘을 실어 준 셈이다.
정부는 지난해 9월 구직자취업촉진법 제정안을 국회 환경노동위에 제출하고, 관련 예산 2천771억원을 편성했다. 취업경험이 없는 고용보험 미가입자나 저소득층과 폐업한 영세 자영업자에게 구직활동 기간 중 6개월간 매달 50만원의 구직촉진수당을 지원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환노위를 거친 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7월부터 제도가 시행된다. 제도 적용을 받을 수 있는 잠재적 대상규모는 297만명으로, 올해만 20만명을 지원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한국형 실업부조의 첫걸음을 뗐지만 명실상부한 실업부조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메워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환노위 전체회의를 통과한 국민취업지원제도는 3년의 재참여 제한기한을 두고 있다. 36개월 중 6개월만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월 50만원으로는 생계를 꾸리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재완 변호사(민변 노동위)는 “수급권자의 최저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고용보험법상 실업급여에 준하는 수준으로 지원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플랫폼·특수고용 노동자 고용보험 가입 21대 국회서 다시
고용보험 사각지대를 대폭 줄이기 위한 과제는 사실상 21대 국회로 넘어가게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고용위기가 심화하자 정부·여당은 고용보험 확대적용을 추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 3주년 대국민 특별연설에서 전 국민 고용보험제도를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재갑 노동부 장관은 이날 고용노동 위기 대응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전 국민 고용보험 시대 기초를 만들기 위해 특수고용직과 예술인에 대한 고용보험 적용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산재보험 가입 대상인 특수고용직 47만명과 예술인을 고용보험 보호막에 포함하겠다는 얘기다.
11일 환노위를 통과한 고용보험법 개정안은 이 같은 정부 희망과는 거리가 있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고용보험법 개정안은 플랫폼 노동자와 특수고용직·예술인을 가입 대상에 포함하고 있지만, 통과안은 예술인으로 한정했다. 전체회의에 앞서 열린 고용노동소위에서 미래통합당이 특수고용직 적용을 반대했기 때문이다. 임이자 미래통합당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고용보험료) 나머지 절반을 부담해야 할 고용주가 누구인지 명확히 해야 하는 등 쟁점이 많다”고 말했다. 보험업계 등은 보험사업자 보험료 부담을 이유로 반대해 왔다.
정부·여당은 21대 국회가 개원하면 고용보험 확대적용을 재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사회안전망 강화를 위해 일하는 사람 상당수를 배제하는 현행 고용보험제도는 개편이 불가피하다”며 “이번에 고용보험법이 개정되더라도 논의를 마무리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환노위 전체회의에는 헌법불합치 결정이 나온 노동관계법 개정안을 가결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81조 노조운영비 지원금지 조항과 94조 양벌규정, 교원의 노조 설립·가입을 제한하고 있는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교원노조법) 2조를 정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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