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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1-09-14 10:18
‘민주노총 건물 강제진입’ 8년 만에 대법원 반전 판결
 글쓴이 : 동구센터
조회 : 807  


▲ 경찰이 2013년 12월22일 철도노조 지도부를 체포하기 위해 민주노총이 입주한 경향신문사 정문으로 진입하자 로비를 지키던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승강기 출입문 앞을 막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자료사진 정기훈 기자>


"민주노총 건물 강제진입’ 8년 만에 대법원 반전 판결

민주노총, 국가 상대 손해배상 소송 승소 … 대법원 “영장 없는 수색, 철도노조 체포작전 위법”

대법원이 2013년 철도노조 파업 당시 경찰이 노조간부 검거를 위해 수색영장 없이 민주노총 사무실에 강제 진입한 사건과 관련해 국가배상 책임을 다시 판단하라고 판결했다. 영장을 발부받기 어려운 긴급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데도 영장 없이 피의자 수색을 하는 것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2018년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른 것이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지난 9일 민주노총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2일 밝혔다.

박근혜 정부 시절, 경찰 민주노총 사상 첫 강제진입
수색영장 발부 못 받았지만 1·2심 “수색 필요성 인정”

이 사건은 철도노조가 파업 중이던 2013년 12월22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찰은 이날 오전 11시께 지도부를 체포하기 위해 이들이 은신 중인 것으로 알려진 서울시 중구 정동 경향신문사 건물을 봉쇄하고 민주노총 사무실에 강제 진입했다. 경찰이 민주노총 본부 사무실에 강제 진입을 시도한 것은 1995년 민주노총 설립 이래 처음이었다.

민주노총과 철도노조 조합원 700~800명은 강하게 저항했다. 경찰의 진입을 막기 위해 건물 입구를 에워쌌고, 현관 유리문을 안쪽에서 잠갔다. 하지만 5천여명의 인원을 투입한 경찰은 유리문을 깨고 내부로 진입했고, 저항하는 조합원 100여명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했다. 당시 경찰은 민주노총 본부에 대한 수색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수색 필요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그러자 민주노총은 “수색의 객관적인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 상황이었다”며 2014년 3월 이성한 당시 경찰청장 등 5명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1심은 2016년 8월 “경찰이 피의자 수색을 위해 건물에 진입한 것은 적법하다”며 민주노총의 청구를 기각했다. 경찰이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타인의 주거 등에서 하는 피의자 수사는 ‘영장주의 원칙’의 예외로 필요성이 있을 때 허용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어 “경찰의 공무수행을 방해하는 조합원들을 체포한 것도 적법한 공무집행”이라며 민주노총의 직권남용·손괴·불법체포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 역시 2017년 8월 ‘수색의 필요성’을 인정해 민주노총의 항소를 기각했다.

‘체포영장으로 주거 압수수색 조항’ 2018년 헌법불합치
대법원 “개정된 형사소송법 소급적용하라”

사건은 항소심 선고 이후 반전을 맞았다. 2018년 4월26일 헌법재판소가 별도의 영장 없이 체포영장을 집행할 때 타인의 주거 등을 수색할 수 있도록 한 형사소송법 조항(216조1항1호 중 200조의2 부분)이 헌법에 어긋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헌법재판소는 해당 조항이 수색에 앞서 영장을 발부받기 어려운 긴급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도 영장 없이 피의자 수색을 할 수 있어 헌법 16조의 ‘영장주의 예외 요건’을 벗어났다고 봤다. 2019년 12월31일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이 조항 단서에는 ‘피의자를 체포 또는 구속하는 경우의 피의자 수색은 미리 수색영장을 발부받기 어려운 긴급한 사정이 있는 때에 한정한다’는 부분이 추가됐다.

대법원은 2013년 발생한 이 사건에 대해 헌법재판소 결정을 소급해 개정된 형사소송법 조항을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구법 조항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의 취지나 위헌심판의 실효성 보장이라는 측면을 고려할 때 구법 조항의 위헌 여부가 쟁점이 돼 법원에 계속 중인 사건에 대해선 헌법불합치 결정의 소급효가 미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민주노총은 경찰의 직무집행 근거가 된 구법 조항이 위헌이라는 취지의 주장도 하고 있다”며 “이 사건은 헌법불합치 결정 당시에 구법 조항의 위헌 여부가 쟁점이 돼 법원에 계속 중인 사건으로서 현행 형사소송법의 관련 조항이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결국 대법원은 “원심은 현행 형사소송법의 관련 조항이 아닌 구법 조항을 적용해 경찰의 직무집행이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단정했다”며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고 주문했다.

이번 재판에서 민주노총을 대리한 조세화 변호사(서비스연맹 법률원)는 “헌법재판소 결정 취지를 반영해 국가배상 책임을 다시 심리하라는 취지”라며 “구법과 신법에 큰 차이가 없다면 대법원이 원심을 확정했을 텐데, 파기한 것을 볼 때 공무원의 과실 여부를 다시 판단하라는 의미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ww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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