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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2-03-16 14:35
콜센터 노동자 절반 “죽고 싶다 생각한 적 있다”
 글쓴이 : 동구센터
조회 : 761  



콜센터 노동자 절반 “죽고 싶다 생각한 적 있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실태조사 결과 공개 … 심각한 저임금·감정노동 ‘핵심 요인’

콜센터 상담사들이 고객 상담 과정에서 상습적인 폭언과 성희롱을 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상담사 절반 가까이가 극단적 선택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담사들은 콜센터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임금인상과 직접고용 전환, 감정노동 보호조치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신·육체적 건강 위협받는 상담사들
30% “최근 1년 이내 자살 생각해 봤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는 지난 11일 오후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열린 ‘콜센터 노동권 보장을 위한 합동워크숍’에서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의뢰를 받아 지난해 8~10월 콜센터 노동자 1천99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콜센터 상담사들은 상담 과정에서 고객에게 폭언을 당하는 경우가 월평균 12회에 이르고, 성적 농담 같은 성희롱을 월평균 1회 넘게 겪는 것으로 파악됐다. ‘감정노동자 보호법’으로 부르는 산업안전보건법 41조(고객의 폭언 등으로 인한 건강장해 예방조치) 시행에도 폭언과 성희롱은 감소하지 않았고 사측의 보호조치도 강화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콜센터 상담사들은 평균 1.4개의 업무 관련 질환을 진단받았다. 한 가지 이상 질환을 진단받은 경우가 전체의 3분의 2가량으로 상담노동자들의 육체적 건강권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목·허리디스크 같은 척추질환과 손목·어깨와 관련한 근골격계질환을 진단받은 경우가 많았다.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우려도 컸다. 상담사 3명 중 2명은 콜센터가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하다고 생각했다. 4명 중 3명은 자신이 코로나19에 감염돼 가족에게 옮기게 될까 걱정하고 있었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상담사들은 상담업무량 증가와 사측의 업무통제 강화로 정신적·육체적 건강권이 더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 참여자 48%는 “죽고 싶은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최근 1년 이내에 자살을 생각해 봤다는 응답자도 30%에 이르렀다. 조돈문 한국비정규노동센터 공동대표는 “저임금과 감정노동이 자살충동의 두 가지 핵심 요인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직접고용과 간접고용, 노동조건 격차 커
“상담사 임금수준 합리적으로 책정해야”

한국비정규노동센터는 △공공부문 직접고용 △공공부문 간접고용 △민간부문 직접고용 △민간부문 간접고용 네 가지 유형의 콜센터 상담사를 대상으로 면접조사도 진행했다.

조사 결과 공공부문과 민간부문 간 차이보다는 직접고용과 간접고용 간 차이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직접고용과 간접고용 사업장에서는 고용안정성·근속기간·임금체계·노동환경에서 차이가 존재했다. 노동과정에서도 감시와 통제의 정도·실적경쟁·휴게시간 보장에 큰 차이가 있었다. 신희주 가톨릭대 교수(사회학)는 “이는 근본적으로 원청과 도급계약을 맺어야 하는 하청업체 간의 심각한 실적 경쟁에 의해 나타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고용형태와 관계없이 일반적으로 높은 수준의 감정노동과 스트레스가 나타났다. 다만 직접고용의 경우 감정노동 보호조치가 이뤄지는 반면 간접고용 사업장에서는 보호조치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신희주 교수는 “복수 사용자의 존재로 인한 모호한 책임성 문제와 관련돼 있으며, 현행 안전보건제도가 간접고용 콜센터 상담사들을 포함한 감정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나타내기도 한다”고 분석했다.

콜센터 상담사의 저임금과 낮은 수준의 임금상승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직접고용 상담사들은 간접고용 상담사보다 임금수준이 높게 나타나고 근속연수에 따른 임금상승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간접고용보다 조건이 낫지만, 공공부문 직접고용 상담사의 경우 호봉에 따른 임금인상 폭이 크지 않고 임금 자체가 간접고용 노동자들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신 교수는 “저임금의 효과는 경제적 문제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정신건강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콜센터 상담사들의 임금수준이 합리적으로 책정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는 콜센터 상담사의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간접고용 콜센터 직영화를 비롯해 △실적경쟁 압박용 월별 성과급 폐지 △경력·근속·숙련을 반영한 임금수준 상향 △직무가치가 반영된 임금체계 개편 △적정 업무량 보장과 적정 인력 확보를 주문했다.

센터는 상담사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근로기준법 54조(휴게)에 “사용자는 근로자의 생리현상·피로도·스트레스·작업 강도 등을 고려해 1시간 근무 중 15분의 휴식시간을 줘야 한다. 휴식시간은 근로시간으로 간주한다”는 항목을 신설하자고 제안했다. 아울러 고객의 폭언으로 인한 건강장해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현저한 우려가 있는 경우에 폭언 중지 경고와 악성민원 등록, 이용정지 같은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41조를 개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10년 일해도 최저임금 수준
악성 민원인의 언어폭력에도 속수무책

콜센터 노동자들은 이날 워크숍에서 정규직 전환과 처우개선, 감정노동 보호조치 강화를 요구했다.

박지원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정책국장은 “콜센터에서 사용하는 컴퓨터에서 안마의자 같은 편의시설까지 건강보험공단에서 제공하고 있는데, 하청업체는 상담사들을 쥐어짜는 중간관리업체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조미선 공공연대노조 고용노동부본부 부본부장은 “올해로 근속연수가 10년이지만 월급은 식대를 포함해서 세후 200만원 수준”이라며 “코로나19가 장기화하고 비대면 업무 비중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콜센터 상담사들이 단순 업무를 수행한다는 사용자와 국민의 인식이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미혜 서비스일반노조 국세청콜센터지회장은 “콜센터 노동자는 하루에도 수차례 민원 전화를 받고 소리를 지르는 민원인과 통화를 해야 하는 감정노동자”라고 강조했다. 강 지회장은 “산업안전보건법에 고객응대 근로자는 업무의 일시적 중단을 요구할 수 있다고 돼 있지만 현장에서는 무용지물”이라며 “실제로 상담사들이 사용하는 프로그램에 ‘언어폭력대응’이라는 버튼이 있지만 센터장이 절대 누르지 말라고 해서 사용할 수 없었다”고 증언했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는 이 같은 콜센터 노동자들의 의견을 취합해 다음달 1일 인권위 토론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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