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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2-12-09 16:23
“노조 한번 만들었다고” 포스코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수난
 글쓴이 : 동구센터
조회 : 309  


“노조 한번 만들었다고” 포스코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수난

부당해고·부당노동행위 판정에도, 사측 불수용 … 길어지는 해고기간, 고통은 노동자 몫

“저한테 이런 일이 닥칠 줄은 생각도 못 했어요. 보직해임을 당한 것도 그렇고, 해고를 당하는 것도 그렇고 너무 억울해요.”

박원규(54)씨는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35년 가까이 일했다. 87년 입사해 포스코 정규직 노동자로 19년을 일했다. 2006년 그가 하던 업무가 아웃소싱돼 사내하청업체 포롤텍 소속 노동자가 됐다. 포롤텍 노동자로 16년 동안 일했지만 징계 한번 받지 않았다. 하지만 노조에 가입하고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을 제기하자 지난해 9월 보직해임 처분을 받은 데 이어 올해 4월 징계면직 됐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최근 사측의 부당해고와 부당노동행위를 모두 인정했지만, 사측이 판정을 이행하지 않으면서 업무 복귀가 요원한 상태다.

“일 사라질 수 있어”
노조설립 전부터 시작된 사측의 압박

박씨와 동료들의 수난은 노조를 만들고 불법파견 소송을 제기한 뒤 시작됐다. 포롤텍 노동자들은 지난해 5월 원청을 상대로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을 제기하면서 금속노조 포스코사내하청지회 포롤텍분회를 설립했다.

분회 설립 하루 전날인 5월2일 회사 대표는 “일부 직원들이 가고 있는 길은 분명 직원들과 회사를 힘들고 어렵게 할 것”이라며 회사 중간관리자인 SV(Supervisor)에게 메일을 보냈다.

그는 “회사 수입 감소와 불필요한 경비의 증가로 직원 소득의 감소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절대적인 가치인 일 자체가 사라져 버릴 우려 또한 배제할 수 없다”며 포스코 광양제철소 사내하청사인 성암산업이 5개사로 분사한 사건을 언급하기도 했다. 특히 중간관리자인 SV가 직원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역할을 강조했다.

노조가 생긴 지 세 달이 채 되지 않은 8월27일 회사는 노동자 11명의 보직(SV·리더)을 해임했다. SV가 팀원으로 강등되면 월 12만원씩 받던 직책수당을 받지 못해, 연 200~250만원의 임금손실이 생긴다. 사측은 신임 대표가 취임하면서 조직개편 필요성을 느껴 인사평가 결과를 토대로 한 정당한 인사명령이라고 주장했지만 11명 중 8명은 분회 조합원이었다.

중노위는 올해 4월 “보직해임은 근로자들에 대한 사용자의 불이익 취급의 부당노동행위 의사 및 노동조합에 대한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 의사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정했다.

과거 소수의 인원이 용퇴나 건강상 이유로 보직해임되는 사례가 있었지만, 10명이 넘는 대규모 보직해임은 처음인 점과, 보직해임 후 20여명의 노동자가 노조를 탈퇴한 점 등이 근거로 인정됐다. 중노위는 SV가 일반직원(팀원)의 1차 평가자이자 결원 대체 업무를 주로 수행해 팀원들에 대한 영향력이 크고, 이 탓에 회사가 SV·리더 보직해임 필요성을 느꼈다고 봤다. 하지만 회사는 중노위의 판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16년째 징계 한번 없었는데,
하루 근무지 이탈했더니 ‘해고’”

박씨와 조합원들의 고통은 현재진행형이다. 박씨는 올해 1월5일 근무지 무단이탈을 이유로 해고됐다.

박씨는 “당시 (상사가) 마스크를 쓰라고 했는데, 직책이 강등된 상태(보직해임)에서 간섭을 한다는 느낌이 들어 언성이 조금 높아졌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하루 전 보이스피싱 사기로 1억원을 잃은 터라 속이 말이 아니었던 그는 감정을 추스르지 못했고 근무지를 이탈했다.

회사는 이 사건을 이유로 4월 인사위원회를 열고 권고사직을 결정했다. 박씨가 권고사직을 거부하자 징계면직 처분했다. 박씨는 현재 실업급여로 생계를 유지 중이다.

회사의 남은 조합원들도 정기 승진대상에서 불합리하게 제외되는 일을 겪었다. 올해 상반기 정기승진 대상자 31명 중 10명이 승진누락됐는데, 이들은 모두 분회 조합원이다.

박씨를 포함한 조합원 9명은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와 부당인사·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제기했고, 8월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이어 중노위가 지난달 25일 구제신청을 모두 받아들였다.

회사 관리자의 부당노동행위는 법원에서도 인정됐다. 대구지법 포항지원은 지난달 포롤텍 관리자 2명에게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봅) 위반으로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두 관리자는 분회 조합원 3명을 불러 “금속노조에 가입돼 있으니 자녀학자금을 못 받는 것”이라고 말하며 노조탈퇴를 권유했다.

결국 116명이던 분회 조합원은 현재 54명으로 축소됐다. 62명은 노조를 탈퇴하면서 불법파견 소송도 취하했다.

포스코 사내하청사 부당노동행위 판정 잇따라

포롤텍 한 사업장만의 문제는 아니다.

양동운 포스코사내하청지회 법률국장은 “포스코 사내하청사 포에이스도 포롤텍과 유사하게 노조에 가입한 중간 간부 12명을 보직해임했다”며 “최근 전남지노위가 부당보직해임과 일부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했다”고 전했다.

포스코 업무시스템(EP)을 통해 하청업체에 내린 공문과 전산관리시스템 MES(Manufacturing Execution System) 화면을 찍어 개인 메일로 전송했다는 이유로 해고된 사내하청 노동자 A씨도 최근 경북지노위에서 부당해고로 인정받았지만, 회사는 복직 이행을 하지 않고 있다.

중노위에서 부당해고나 부당노동행위 판정을 받더라도 회사가 판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하면 하청노동자는 기약 없는 기다림을 견뎌야 하는 상황이다.

박씨는 “SV 직책 모임의 회장을 6년 정도 했는데, 노조설립을 도운 것이 회사 눈에 많이 거슬렸던 것 같다”며 “제가 회사에 크게 손실을 일으킨 것도 아니고, 안전사고를 낸 것도 아닌데, 복직해 정상적인 업무를 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ww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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