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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3-02-27 15:02
[1년8개월 됐는데] 또 택배기사 사회보험료 ‘착복’ 사회적 합의 ‘구멍’
 글쓴이 : 동구센터
조회 : 241  

택배노동자 과로사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합의를 한 지 1년8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현장에서는 합의 이행을 두고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택배사와 영업점이 산재·고용보험료를 ‘전액’ 부담하기로 했는데도 대리점 곳곳에서 택배기사 수수료에서 보험료를 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리점주가 택배사에서 100% 보험료를 지원받고도 택배기사 수수료에서 이중으로 보험료를 떼어가는 식이다. 사회적 합의 이행점검 책임이 있는 국토교통부가 철저한 관리·감독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6일 <매일노동뉴스> 취재 결과 롯데택배 강원도 정선대리점에서 택배기사에게 산재·고용보험료 명목으로 수수료에서 일정 금액을 공제했던 정황이 확인됐다. 정선대리점 한 택배기사의 지난해 8월 수수료 정산내역을 보면 ‘4대 보험료’ 항목으로 3만2천300원을 공제했고, ‘사무실 사용료’마저 5만원을 공제해 택배기사에게 물렸다. 최근 한국노총전국연대노조 택배산업본부와 정선대리점쪽은 협상을 통해 합의를 도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롯데택배 부산 기장대리점과 경기도 양평대리점에서도 사회보험료 등을 수수료에서 공제해 논란이 됐다. 롯데택배 대리점 곳곳에서 ‘이중 착복’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롯데택배측 뒤늦게 수습 … “전수조사 진행”

산재·고용보험료를 택배기사에게 전가하는 것은 사회적 합의 위반 소지가 있다. 2021년 6월22일 ‘택배기사 과로사 대책을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가 발표한 과로방지 대책 2차 합의문에는 “택배사업자 및 영업점은 택배요금 인상분(170원)을 분류작업 개선, 고용보험 및 산재보험 가입 등 택배기사 처우개선에 최우선적으로 활용하며 택배기사에게 부담이 전가되지 않도록 한다”고 명시돼 있다. 사회보험료 가입비용 부담의 주체를 택배사로 못 박지는 않았지만 특수고용 노동자인 택배기사의 부담분까지 택배사가 책임진다는 취지다.

롯데글로벌로지스(롯데택배) 사측은 “사회적 합의를 잘 이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본사에서는 택배기사 부담분까지 포함해 산재·고용보험료 100%를 대리점에 지원하고 있고, 분류비와 하차비도 정상 지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택배사는 택배기사와 위수탁계약을 맺은 당사자가 아니어서 직접 택배기사에게 사회보험료 등을 지급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사측 관계자는 “사회적 합의 이행과 관련해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본지가 입수한 롯데택배 ‘사회적 합의 이행점검 요청’ 공지를 보면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고 1년 이상이 경과했음에도 일부 대리점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사회적 합의 위반 사례가 지속적으로 적발되고 있다”며 “각 지점은 관할 전체 대리점에 대해 사회적 합의 이행 현황을 긴급 점검해 주실 것을 협조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롯데택배는 ‘사회적 합의 위반 사례’로 △기준 분류인원 미투입 또는 축소 투입 △분류참여시 비용 미지급 또는 축소 지급 △사회보험료 50% 부담 △상차비·하차비·대리점 관리비 등 별도 비용 부과 △수수료 정산서 미제공 등을 명시했다.

롯데택배측은 논란이 됐던 양평대리점측에 계약해지를 언급하기도 했다. 지난 16일 내용증명을 보내 “택배기사에게 하차비 및 대리점 관리비 등 별도 비용을 수취하는 등 부담을 전가한 행위는 대리점 계약 위반에 해당할 정도로 중대한 사항”이라며 “시정기한까지 시정사항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대리점 계약을 해지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노동부 “법에 따라 반반씩 부담”
국토부 “택배사·영업점이 전부 부담해야”

대리점 착복에 따른 사회적 합의 위반 문제가 비단 롯데택배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게 현장의 공통된 지적이다. 부산 기장대리점과 경기도 양평대리점 사례가 각각 전국택배노조와 한국노총전국연대노조 택배산업본부 문제제기로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일 뿐 노조가 조직돼 있지 않은 사업장에서는 어느 택배사인지와 무관하게 이러한 사례가 적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본지가 국토부에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받은 지난해 9월 기준 ‘택배사별 택배기사 산재보험 가입 현황’을 보면 CJ대한통운이 98.4%로 가장 높고 한진택배(97.2%)·로젠택배(94.8%)·롯데글로벌로지스(92.9%)가 뒤를 이었다.<표 참조> 1개의 택배사에 전속돼 있지 않거나, 휴업 중이거나, 동승인력을 사용한 경우 등은 가입 대상에서 제외됐다. 2021년 7월1일부터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산재보험 적용제외 신청사유를 엄격히 제한한 뒤 대부분의 택배기사가 산재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보인다.

택배기사 산재보험 의무화가 현실화된 상황에서 산재보험료를 ‘누가’ 부담할지에 대해서는 관계부처에서 엇갈린 해석을 내놓고 있다. 고용노동부 산재보상정책과 관계자는 “택배기사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사업주와 절반씩 보험료를 부담한다”며 “법에서 반반씩 부담하고 있는 것을 단순히 합의 사항으로 사업주가 모두 부담한다고 해석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사회적 합의 의미를 축소했다.

주무부처인 국토부는 본사가 전액 부담하는 게 맞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생활물류정책팀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택배기사에게 부담이 전가되지 않도록 해야 하기 때문에 본사와 영업점에서 부담하는 게 맞다”면서도 ‘택배기사 수수료에서 사회보험료 공제시 사회적 합의 불이행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국토부 위반 사례 조사해 적절한 조치 취해야”

사회적 합의 취지가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만큼 정부의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부는 지난해 1월 ‘택배 사회적 합의 이행상황 1차 현장점검 결과’를 발표하면서 사회보험 가입에 대한 사회적 합의 사항은 “정상 이행”됐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점검 대상 터미널 모두 고용·산재보험 가입비용은 전액 본사가 부담하고 있었으며, 1월 기준 주요 택배 4사의 고용·산재보험 가입률은 90%를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잇따라 제기된 대리점주 착복 의혹만 보더라도 ‘정상 이행’과는 거리가 멀다.

사회적 합의 당시 더불어민주당 민생연석회의 소통대표였던 김남근 변호사(법무법인 위민)는 “고용·산재보험료를 택배기사에게 부담시키는 것은 사회적 합의에 위반하는 것”이라며 “국토부는 위반 사례들에 대한 조사를 통해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도록 권고하고 법령 위반시 적절한 제재를 하는 등 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택배요금) 170원이 인상될 수 있었던 것은 화주단체·소비자단체에서도 합의에 참여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며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이유로 합의를 어기면 택배요금 인상 유인도 떨어질 것이고 사회적 갈등도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ww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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