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5-01-13 08:34
한화오션 하청노동자 농성에 원청은 ‘뒷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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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동구센터
 조회 : 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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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조선 하청노동자들이 재차 한화오션에 단체교섭 타결을 위한 결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거제도 옥포조선소 안에서 지난해 11월13일부터 61일째 농성을 하고 있고 7일부터 서울 중구 한화본사 앞 농성도 시작했다.
12일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지회장 김형수)는 “사내협력사와 교섭을 재개했지만 아무런 진전 없이 끝났다”며 “상여금 인상 같은 임금성 조항은 원청이 결정하지 않으면 사내협력사는 아무런 결정도, 제시도 할 수 없다. 원청이 단체교섭 타결에 여전히 뒷짐 지고 방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지회 “원청, 최근까지 하청 노동조건 개입”
지회에 따르면 지회와 한화오션 사내협력사 19곳은 10일 5차 대표교섭을 실시했으나 합의에 실패했다. 지회는 “(사용자는) 그간 원·하청에 차별적으로 진행하던 독감예방주사 접종비용 지원 같은 몇 가지 안을 제출하긴 했지만 핵심인 상여금 인상 같은 임금성 조항에 대해서는 전혀 안을 제출하지 않았다”며 “원청이 한화오션은 되레 같은 날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의 왜곡 주장에 대한 사실관계를 알려드립니다’는 제목의 보도참고자료를 언론에 배포하고 단체교섭 방관을 넘어 적극적으로 어깃장을 놨다”고 주장했다.
지회는 지난달 4차례 대표교섭을 했지만 사실상 결렬했다. 앞서 지회는 지난해 11월 옥포조선소 내 농성을 시작했다. 지회는 당초 천막을 설치하려 했지만 한화오션쪽의 강한 저지로 실패했다. 김형수 지회장과 강인석 지회 부지회장이 단식농성을 시작했고 김 지회장이 먼저 중단한 뒤 강 부지회장도 최근 그만뒀다. 지난 6일 야당 의원과 창원지역 시민사회 활동가들이 한화오션을 방문해 교섭 재개를 촉구하면서 10일 가까스로 교섭이 재개됐지만 사용자쪽이 전향적 태도를 보이지 않으면서 교착상태다.
교섭일인 10일 한화오션은 이례적으로 보도참고자료를 언론에 배포하고 지회 주장을 반박하자 원외공방도 커졌다. 자료에서 한화오션은 원청 사용자성을 부인했다. 한화오션은 “한화오션은 법률상 협력사 노조와 단체교섭을 할 의무가 있는 사용자가 아니다. 단체교섭은 협력업체의 독자적 경영·인사적 판단에 기해 의사결정이 이뤄져야 한다”며 “한화오션이 사내협력사 노사 간 교섭에 관여하는 행위는 협력업체가 가져야 하는 경영권 및 인사권에 대한 침해로 현행법상 허용되지 않으며 대법원은 이런 행위에 대해 불법파견 징표에 해당한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지회도 즉각 반박자료를 배포해 맞받았다. 지회는 노동위원회 결정을 인용해 한화오션 주장을 일축했다. 2022년 중앙노동위원회는 한화오션이 하청노동자의 임금과 노동조건에 실질적 지배력을 가진 사용자로, 지회의 단체교섭 요구를 거부한 것은 부당노동행위라고 결정했다. 한화오션이 불복해 행정소송이 진행 중이다. 중노위는 한화오션과 유사한 현대제철 사건에서도 원청 사용자성을 인정해 현대제철의 교섭 의무를 인정했다. 정부가 두 차례나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 입법을 무산시킨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이 공표됐다면 역시 한화오션 주장은 힘을 잃는다는 게 지회 주장이다.
지회는 “지난해 단체교섭 결렬시 한화오션에서 상여금 50% 지급을 물밑으로 제시했고 단협 체결 뒤 지급된 상여금 재원도 한화오션이 하청업체에 생산안정 격려금 이름으로 지급한 돈”이라며 “올해도 상여금 50%를 하청업체가 지급하지 않다가 한화오션이 생산안정 격려금을 하청에 지급하고 난 지난달 29일에서야 비로소 지급됐다”고 설명했다. 사내협력사 노동조건을 한화오션이 사실상 결정하고 있다는 얘기다.
“한화오션 생산 일정 지연은 조선업 인력난 때문”
한화오션이 생산 일정 지연 배경으로 2022년 지회의 파업을 꼽은 대목도 지회는 반박했다. 한화오션은 앞선 자료에서 “2022년 지회 일부 조합원의 51일간 생산시설 불법점거로 생산이 중단돼 선박 납기지연 지체상금 271억원, 조업중단 등 예상 매출손실 6천468억원, 고정비 예상 지출 1천426억원 등 8천억원에 달하는 손해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지회는 “생산 일정 지연의 원인은 조선업 인력난과 고용구조 악화”라며 “정부와 원청은 조선업 호황기 인력난을 상용직 처우개선으로 해결하지 않고 저임금을 유지한 채 이주노동자를 늘려 (작업 중) 손발이 맞지 않고 생산성이 낮아 공정 지연이 계속된다”고 지적했다. 지회는 또 “공정 지연 추가비용을 사내협력사에 떠넘겨 원청은 지난해 수천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사내협력사는 폐업하거나 하청노동자 임금을 체불한다”고 꼬집었다.
한화오션의 언론 대응은 7일부터 시작한 지회의 본사 앞 농성 때문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했던 거제도를 벗어나 서울 한복판 농성이 시작해 관심이 몰리자 이례적으로 사용자쪽 입장을 알렸다.
한편 본사 앞 농성 과정에서 한화오션 경비인력이 농성을 방해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민들의 연대도 확산하고 있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ww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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