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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11-05 15:35
펌>삼성전자서비스 천안센터 고 최종범씨 7개월간 차량수리비만 500만원
 글쓴이 : 동구센터
조회 : 2,639  


▲ 고 최종범씨의 차량 사진. 부러진 사이드미러를 투명테이프를 사용해 겨우 고정시켰다. 회사의 지원이 없는 차량수리비 지출을 아끼려 했던 흔적이 역력하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삼성전자서비스 천안센터 고 최종범씨 7개월간 차량수리비만 500만원 노동자들 업무용 차량유지·통신비 지출에 '신음’

삼성전자서비스 천안센터에서 일했던 고 최종범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을 계기로 AS건당 수수료로 이뤄진 노동자들의 불합리한 임금체계가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업무수행을 위해 필요한 차량과 스마트폰에 대한 회사의 지원이 거의 없어 노동자들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파손된 차량, 투명테이프로 고정

4일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천안센터분회 조합원들은 온라인상에 평소 최씨가 제품수리를 위해 끌고 다닌 차량을 공개했다. 9인승 승합차인 해당 차량의 외관은 엉망이었다. 앞뒤 범퍼는 모두 금이 가 있고, 군데군데 도색이 벗겨져 녹슨 상태였다. 차량 앞쪽 안개등은 아예 없었고, 부러진 오른쪽 사이드미러는 투명테이프에 감겨 겨우 고정돼 있었다.

이상한 것은 숨진 최씨가 최근 7개월 동안 차량수리를 위해 500만원이나 지출했다는 점이다. 분회 관계자는 “술자리에서 동료들이 ‘차량수리비가 너무 많이 들어가니 차라리 새로 구입하는 게 낫지 않겠냐’고 조언하자 고인이 ‘7개월 동안 들어간 수리비 500만원이 아까워서 그렇게 못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낡은 중고차를 산 뒤 엔진·변속기·연료계통만 정비하는 데 거금을 들인 최씨가 외관은 손볼 엄두도 못 냈던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삼성전자서비스 AS 기사들은 제품수리를 위해 필수적으로 차량을 운행해야 한다. 냉장고와 에어컨 등 중수리업무를 했던 최씨는 용접에 필요한 용접기·가스통·컴프레서 등 무거운 장비를 싣고 다녀야 했다. 큰차를 중고로 구입한 이유다.

하지만 회사는 소액의 유류비 외에는 차량 수리비나 구입비 등은 거의 지원하지 않았다. 그나마 나오는 유류비도 실제 기사들이 사용하는 비용에 크게 못 미쳤다. 지회의 한 조합원은 “외근을 한 번 할 때마다 일정 정도 유류비가 수수료에 책정되지만 실제 사용하는 비용의 60%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실제 최씨의 9월 급여명세서에는 20만원의 차량지원비가 지급된 것으로 나오지만 분회 조사 결과 실제로는 60만원가량의 유류비와 수리비가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AS 기사들, 차량할부금 못 내 신용카드도 정지

노동자 개인이 차량을 구입하고 유지를 하다 보니 차량 때문에 개인신용에 타격을 받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 포항센터에서 일하는 조아무개(36)씨는 석 달 전 심하게 낡은 자신의 차량을 폐차하고 1천만원이 조금 넘는 경차를 할부로 구입했다. 중고차를 할부로 구입하면 새 차보다 이자가 많기 때문에 저렴한 경차를 할부로 구입한 것이다.

그러나 최근 두 달간 차량할부금 52만원을 내지 못했다. 조씨는 본사 방침에 따라 8월부터 포항센터의 서비스지역이 절반으로 줄어들고 비수기까지 겹치면서 지난달 월급을 81만원밖에 받지 못했다. 차량할부금을 낼 돈이 없었던 것이다.

조씨의 차량할부금 미납사실을 금융회사끼리 조회하면서 신용카드까지 사용중지됐다. 이른바 ‘카드 돌려막기’로 생계를 유지하던 조씨에겐 큰 타격이다. 그는 “업무에 꼭 필요한 차량구입이나 유지에 회사 지원이 한 푼도 없는데 이게 사업자지 무슨 노동자냐”고 답답해했다.

“4년간 스마트폰 3번 교체, 할부금만 쌓여”

차량뿐만이 아니다. 고객의 AS 요청사실과 업무지시 확인, 업무처리 결과 보고를 위해 사용하는 스마트폰도 외근기사들이 자비로 구입해야 한다. 더구나 회사의 전산시스템 서버가 업데이트되면서 기존 제품에서는 구동이 되지 않는 관계로 반강제로 새 스마트폰을 구입해야 한다. 회사 전산시스템은 삼성전자에서 만든 신형제품에서만 구동이 되기 때문이다.

천안센터에서 일하는 김아무개(39)씨는 2009년 일반 PDA폰에서 삼성전자 옴니아폰으로 바꾼 뒤 갤럭시S 시리즈, 갤럭시노트 시리즈로 계속 바꿔야 했다. 김씨는 “약정기간이 끝나기도 전에 폰을 바꾸는 바람에 할부금과 사용하지 않는 단말기만 쌓이고 있다”며 “스마트폰을 살 때마다 회사는 그 흔한 할인지원 한 번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삼성전자서비스는 차량유지비와 통신비를 현실화하도록 임금체계를 개선하고 리스차량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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