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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6-10-25 12:05
‘쿠팡 산재은폐’ 확인한 노동부 “산재은폐죄는 아냐”
 글쓴이 : 동구센터
조회 : 47  
블랙리스트 논란도 법 위반 사항 없음 결론 … “쿠팡에 면죄부 줬다” 비판

어고은 기자 입력 2026.10.22 18:57

고용노동부가 고 장덕준씨 과로사 은폐 의혹과 관련해 김범석 당시 쿠팡 대표의 산재은폐 지시 정황을 사실로 확인했지만 공소시효가 지났다며 ‘불기소 의견’ 송치로 결론 내렸다. 쿠팡 물류센터 ‘블랙리스트’ 논란에 대해서도 법 위반사항이 없다고 판단했다. 수사·감독에 착수한 지 9개월이 넘은 상황에서 나온 결과인데, 대부분 관련 정황은 확인했지만 현행법상 처벌이 어렵다는 취지여서 ‘늑장수사’ ‘부실감독’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노동부는 이러한 내용이 담긴 쿠팡·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에 대한 산업안전·근로기준 기획감독 결과와 산재은폐 의혹 관련 고발사건에 대한 수사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노동부는 올 1월 본부에 ‘쿠팡 노동·산업안전 TF’를 두고 2020년 10월 쿠팡 대구물류센터에서 숨진 고 장덕준씨에 대한 산재은폐 등 고발사건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는 한편, 쿠팡 계열사 본사와 CLS 배송캠프 7곳을 대상으로 불법파견, 성과향상프로그램(PIP) 운영, 블랙리스트 작성·관리 등을 감독했다. 3월부터는 쿠팡 계열사 물류센터·배송캠프 105곳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 전반을 감독했다.

산재 사실 보고했으니 처벌 못 한다? “형식적 논리”

노동부는 고 장덕준씨 사건에 대한 수사 결과 김범석 당시 쿠팡 대표가 “부적절한 지시를 한 사실을 확인했다”면서도 공소시효 도과를 이유로 형사책임을 묻기 어렵다며 공소청에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동부는 김 대표가 “그(장씨)가 열심히 일했다는 기록이 남지 않도록 확실히 하라” “그가 왜 열심히 일하겠어? 그들은 시간제 근로자야. 성과로 돈을 받지 않는다”고 지시한 점, 산재신청 이후 근로복지공단 조사 과정에서 쿠팡측이 고인의 모습이 담기지 않은 CCTV를 제출하거나 근무 환경을 허위로 진술한 사실 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노동부는 부적절한 지시를 한 것은 맞지만 처벌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장씨가 숨진 날을 기준으로 지난해 10월 시효(5년)가 이미 완료됐고, 시효가 지나지 않았더라도 장씨 산재 사실이 보고된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산재은폐죄를 적용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정병민 변호사(법무법인 도담)는 “고인의 산재가 인정된 시점은 2021년 2월이고, 이후 쿠팡측은 산업재해조사표를 제출했는데 재해 원인에 ‘피로’라고 적어서 냈다”며 “부실한 것을 넘어 기만적인 내용인데, 산재 사실을 보고했다는 이유로 은폐죄로 의율할 수 없다는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동부가 제시한 이유는 질병이 아닌 사고에나 적용되는 것으로, 지나치게 형식적으로 접근한 것”이라며 “쿠팡 대표의 발언을 ‘부적절한 지시’로 언급하면서 되레 면죄부를 줬다”고 비판했다.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205건 적발
새로 드러난 산재은폐 정황은 2건

산업안전 감독 결과 노동부가 새로 밝혀낸 산재은폐 정황은 2건에 그쳤다. 일하다 부상을 당한 노동자에게 합의금 지급하거나 관리자 면담을 통해 산재신청을 취하하도록 한 경우다. 노동부는 산업재해조사표 미제출, 야간노동 특수건강진단 미실시, 휴게시설 설치·관리 부적정 등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205건을 적발했다. 61건에 대해서는 사법처리하고 144건은 약 19억6천만원 규모의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2년 전 CLS 감독 이후 이행실태도 함께 점검했다. 노동부는 지난해 1월 CLS 근로감독 결과를 발표하면서 노동자·배송기사 건강권 보호와 작업환경 개선안을 마련하도록 CLS측에 요구했다. 노동부는 미이행 사항인 △소분류·상차 작업환경(롤테이너에 2명의 배송기사 물건 적재) 개선 △프레시백 교체(프레시백 평탄화 작업에 따른 노동강도 감소를 위해 신형으로 교체) △3회전 배송 방식 개선 등을 조속히 완료하도록 지도할 계획이다. 차량과 작업자 동선 분리, 물품분류 자동화 설비 도입, 심리상담 프로그램 도입 등은 이행한 것으로 파악했다.

‘자사에 한해 활용’ 블랙리스트 위법 아냐

노동 분야 감독에서는 성과향상프로그램(PIP) 운영 과정에서 법 위반사항 1건만 적발됐다. 주요 내용을 취업규칙에 작성·신고해야 하는데, 이를 누락해 노동부는 근로기준법 93조 위반으로 시정지시를 하고 과태료 70만원을 부과할 계획이다. 쿠팡 청문회 과정에서 제기된 ‘저성과자에 대한 퇴출을 목표로 운영한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PIP 대상자를 선정·운영한 사실은 확인했지만 해고한 사례는 확인되지 않아 법 위반이 아니라고 봤다.

블랙리스트를 통한 취업방해나 불법파견 의혹은 모두 법 위반 사실이 없다고 봤다. CLS가 쿠팡 본사 직원에게 업무를 지시했다는 의혹에 대해 노동부는 쿠팡과 CLS는 각자 소속 노동자에게 지휘·명령을 하고 있고, 쿠팡이 CLS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돼 있다고 보기 어려워 불법파견으로 인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블랙리스트 논란은 범죄행위자, 욕설·성희롱 등 문제를 일으킨 퇴사자를 ‘심사숙고 고려대상자’로 작성해 채용시 참고자료로 활용한 사실은 확인했으나 법 위반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자사에 한해 활용했고 타사로의 취업 방해 사실은 없다는 이유에서다. 노동부 관계자는 “근로기준법 40조에서 금지한 다른 회사의 취업을 방해하기 위한 외부 공유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쿠팡 계열사 간 공유한 사실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쿠팡 “부적절한 지시, 사실로 발표 유감”

김혜진 쿠팡대책위 집행위원장은 “조사 과정에서부터 (노동감독관이) 고발인에게 ‘산재가 인정됐으면 산재은폐가 아니지 않냐’ ‘어떻게 산재은폐가 이뤄진 것인지 육하원칙에 따라 이야기해 달라’ 등 문제가 심각해 이러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측됐다”며 “감독관들의 산재은폐 방조·관여 등 의혹에 대해서는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일한 기록을 지우고, 과로사가 아니라고 여론전을 펴고, 고인이 찍히지 않은 영상을 내밀어도 산재은폐가 아니라면 산재은폐죄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느냐”며 “노동부의 좁디좁은 해석이 산재은폐죄를 빈껍데기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택배노조도 성명을 통해 “노동부는 지엽적 부분들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는 면피성 조치를 취하고, 정작 김범석의 산재은폐 지시 등 핵심 문제에 대해서는 쿠팡에 면죄부를 줬다”고 꼬집었다.

쿠팡측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서 유가족께 다시 한번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면서도 “비위행위로 해고되고 소송에서 패소한 전직 임원의 일방적 주장이며 관련 수사에서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음에도 부적절한 지시가 사실로 확인된 것처럼 발표된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s://ww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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