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4-12-09 14:06
[정부 복합임금제 검토 논란] 입사 땐 호봉제, 중반부턴 성과급제? "단계별 최저수준 임금만 주려는 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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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동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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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복합임금제 검토 논란] 입사 땐 호봉제, 중반부턴 성과급제? "단계별 최저수준 임금만 주려는 의도"
정부 호봉제·성과직무급·임금피크제 복합적용 검토 … "임금체계 허무는 허무맹랑한 발상"
정부가 노동시장의 임금경직성을 완화하기 위해 공기업과 대기업을 중심으로 재직기간에 따라 호봉제와 성과·직무급제, 임금피크제를 복합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노동의 주기를 크게 3단계로 나눠 단계마다 최저수준의 임금을 적용하겠다는 발상이다.
7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이달 하순께 정부가 발표할 예정인 2015년 경제정책방향에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구상 중인 이른바 복합임금제는 숙련도가 올라가는 입사 초기에는 호봉제를, 성과 차별이 본격화하는 시점에는 성과·직무급제를, 퇴직을 앞둔 시점에는 임금피크제를 각각 적용하는 일종의 단계별 임금체계다. 정부는 "복합임금제 마련을 위해 전문가와 노동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의 의도와 별개로 노동자들은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노동계를 중심으로 “젊을 때 싸게 부려먹고, 나이 들면 쫓아내겠다는 발상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가 대기업·공기업 임금경직성의 주범으로 꼽는 호봉제(연공급)의 경우 젊을 때 덜 받는 대신 나이가 들어 교육비나 주택자금 같은 목돈이 필요할 때 보상을 해 주는 생애주기적 관점이 반영된 임금지급 방식이다.
그런데 정부는 호봉제를 통한 생애주기적 보상체계가 임금경직성을 높인다고 보고 있다. 게다가 정부는 최근 성과가 낮은 노동자를 전환배치하거나 해고할 수 있도록 취업규칙을 바꾸는 방안을 함께 검토하고 있다. 결국 정부가 밝힌 직무·성과급제 적용단계에 진입하는 중장년 노동자들은 상시적인 고용불안 상태에 놓이게 된다는 뜻이다.
정부의 복합임금제 구상은 현장 임금시스템을 뒤흔들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타깃으로 삼고 있는 대기업이나 공기업의 경우 이미 설계된 호봉제 임금테이블에 따라 매년 자동으로 임금이 오르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 호봉제의 가장 큰 장점은 임금안정성이 높고, 임금체계를 유지하는 데 추가비용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반면 직무·성과급제는 임금체계를 설계하는 단계는 물론이고 이를 적용하고 관리하는 전 단계에 걸쳐 추가비용과 인력이 소요된다. 직무급과 성과급의 지급기준이 되는 성과지표를 만드는 작업도 만만치 않다.
이에 따라 기업들이 정부 구상에 따르려면 어느 시점까지 호봉제를 적용하고, 어느 시점부터 직무·성과급제로 전환해야 하는지를 놓고 이중 삼중의 복잡한 임금체계를 설계하고 관리해야 한다.
곽상신 워크인연구소 연구실장은 “정부의 복합임금제는 곧 단계별로 저임금 요소만을 뽑아내 노동자들에게 그때그때 최저수준의 임금을 적용하겠다는 것”이라며 “임금의 안정성을 저해하고 노동자 생애주기적 관점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곽 실장은 “호봉제와 직무·성과급제, 임금피크제를 순차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임금체계를 설계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에 가깝다”며 “복합임금제는 기업 임금시스템을 교란하는 허무맹랑한 발상에 불과하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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