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6-02-05 11:15
내일모레면 설인데 티브로드 비정규직들 '무더기 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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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동구센터
 조회 : 1,4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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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모레면 설인데 티브로드 비정규직들 '무더기 해고'
티브로드 협력업체, 직원 37명 계약해지 … 수습계약 강요, 노조간부 선별해고 논란
일요일(1월31일)까지 주말근무를 하고 월요일(2월1일)에 출근하니까 (협력업체가) 센터 정문에 폐업공고를 붙이고 사무실 자재를 다 빼 갔더라고요. 가족한테 아직 말도 못하고 센터로 출근해 온종일 앉아 있는 동료들도 있어요. 원청은 책임이 없다고 합니다. 내일모레면 설날인데…. 참담하고 분해요."
티브로드 한빛북부기술센터에서 20년째 설치·AS 기사로 일한 김진태(47)씨는 이달 1일 하루아침에 해고자가 됐다. 김씨를 비롯한 센터 직원 37명 전원이 같은 처지다. 신규업체가 결정되기도 전에 기존 협력업체가 센터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티브로드 기술센터를 운영하는 협력업체가 변경되는 과정에서 노동자들이 대거 계약해지돼 논란이 일고 있다. 뿐만 아니라 복수의 협력업체들이 고용승계를 거부하거나 조합원만 찍어 고용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희망연대노조 케이블방송비정규직티브로드지부에 따르면 한빛북부기술센터를 운영한 A업체는 후속업체가 확정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지난 1일 폐업을 공고했다. 사장은 직원들의 4대 보험을 체납하고 퇴직금도 쌓아 놓지 않았다. 은행에 납부했어야 할 조합원들의 대출상환금도 중간에서 유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들은 퇴직금은 물론 1월분 임금을 받을 수 있을지 말지도 모르는 채 거리로 내몰렸다. 북부센터 업무는 인근 2개 센터에 이관됐는데, 두 센터는 북부센터 직원이 아닌 외부인력을 고용해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김진태씨는 "티브로드는 협력업체 일에 관여할 수 없다며 신규업체가 응찰할 때까지 기다리라고만 한다"며 "업체가 언제 들어올 지 모르는데 아무도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한빛센터 직원들은 숙련도가 높은 데다 인력규모도 충분히 수용 가능한데, 조합원 비중이 커서 두 센터에서 일부러 안 받는 것인지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교체된 센터 운영업체가 기존 근로계약과 임금·단체협약 승계를 거부하며 수습계약을 요구하거나 노조간부만 해고하는 일도 발생했다. 경인남부기술센터 운영업체인 B사는 근로계약·단협 승계를 거부하고, 새로 근로계약을 맺겠다고 노동자들에게 통보했다. 경력과 업무능력, 나이를 감안해 급여를 차등화하는 내용이다. 기존 직원들에게 "3월 말까지 두 달간만 계약직으로 고용한 뒤 다시 근로계약을 체결한다"는 내용의 동의서에 서명할 것도 요구했다.
세종기술센터를 운영하기로 한 C업체도 직원들의 고용·근속 승계를 거부하며 3개월 수습으로 신규채용한 뒤 그 후 정식채용을 결정하겠다고 통보했다. 직원 6명 중 노조간부 2명은 아예 채용을 거부당했다.
지부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티브로드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티브로드는 원·하청 노사상생 약속을 파기하고 있다"며 "이달 중 신규업체 선정을 완료하고 노동자들의 생활을 책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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