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6-04-08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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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마루시공 노동자 ‘폐암 산재’ 첫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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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동구센터
 조회 :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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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폐 질환 집단 산재신청 준비 … 불법하도급 구조로 산재 취약, 장시간·저임금
어고은 기자 입력 2026.04.08 07:00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30년 가까이 마루시공 작업을 하다 폐암에 걸려 숨진 노동자가 근로복지공단에서 산재를 인정받았다. 마루시공 노동자 가운데 폐암 산재를 인정받은 최초 사례다. 노동자 다수는 작업 도중 발암물질이 포함된 분진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폐 관련 질환 산재 신청이 이어질 전망이다.
7일 <매일노동뉴스>가 확보한 업무상질병판정서를 보면, 서울남부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A(사망 당시 61세)씨가 마루시공 업무를 하는 과정에서 결정형 유리규산에 노출된 것으로 보고 폐암과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를 지난달 6일 인정했다. 2024년 10월 폐암 진단을 받고 나서 항암치료를 받던 A씨는 산재 승인 소식을 듣지 못한 채 지난 2월 숨졌다.
“콘크리트 바닥 평탄화 작업 과정에서 발암물질에 노출”
A씨는 1997년부터 27년 넘게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마루시공 업무를 하다 2~3개월 동안 기침 등 증상이 이어지자 병원을 찾았다가 폐암을 진단받았다. A씨는 작업을 하면서 발암물질인 결정형 유리규산과 포름알데히드, 유해물질로 알려진 비스페놀A 등에 지속적으로 노출됐다며 지난해 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했다.
마루시공 작업공정은 타일·도배 등 이전 작업자들이 현장에 버리고 간 자재·쓰레기 등을 청소하는 현장정리부터 시작된다. 이후 바닥의 단차를 없애는 작업, 콘크리트 바닥을 그라인더로 평탄화하는 ‘게링작업’과 여기서 발생한 분진 청소, 마루재를 자르고 접착제를 혼합하는 재단작업, 재단한 마루재를 까는 마루시공 작업, 마무리하는 실리콘 작업 순으로 이어진다. 마루시공에 필요한 원자재는 마루회사에서 제공하지만 산업용 방진마스크와 집진기 등은 제공되지 않았다. A씨는 △게링작업에서 발생하는 콘크리트 분진에 결정형 유리규산이 포함돼 있는 점 △재단작업 중 포름알데히드가 포함된 마루재 분진에 노출된 점 등을 이유로 폐암이 업무상 질병이라고 주장했다.
질병판정위원회는 “마루시공 업무를 하는 과정에서 콘크리트 바닥 평탄화 작업 등을 수행한 것으로 보이고 이러한 작업 과정에서 결정형 유리규산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며 “근무기간이 비교적 장기간이므로 결정형 유리규산의 누적 노출량이 상당할 것으로 판단되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신청상병과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환기장치 미비·마스크 미지급, 위험은 ‘현재 진행형’
A씨 대리인 김은풍 공인노무사(노동법률사무소 활)는 “작업 현장에는 국소배기장치도 없고 (노동자들에게) 마스크도 지급이 안 되는 경우가 많은데 A씨뿐만 아니라 많은 마루시공 노동자가 여전히 이렇게 일하고 있다”며 “산재 인정을 계기로 작업환경측정이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제대로 이뤄져야 하고, 사업주도 산업안전보건조치를 잘 이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씨에게만 해당되는 문제가 아니다. 한국마루노조(위원장 최우영)가 지난해 6월 24~27일 조합원 8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96.4%가 “작업시 원청이나 마루회사에서 마스크를 지급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사비로 마스크를 구입해 착용한다”고 답한 노동자는 50%였고, 이 경우에도 산업용 방진마스크가 아닌 보건용 마스크나 비인증 마스크를 착용한다고 답한 노동자가 22.6%나 됐다.
최우영 위원장은 “폐암 진단을 받은 노동자 1명은 이미 공단에 산재 신청을 했고, 천식 같은 폐 관련 질환이 있는 경우 집단 산재신청을 준비해 상반기 내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회사는 마스크조차 지급하지 않는데, 그 비용을 아낀 결과가 노동자의 죽음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A씨는 생전 최우영 위원장에게 남긴 편지에서 “30년 동안 마루시공을 하고 보니 남은 것은 망가진 몸뿐이고, (중략) 모아둔 돈도 없고 폐암으로 벌 수도 없으니 고통받는 현실이 서글프다”며 “단가도 그렇고 제대로 된 건설현장이 돼 품질도 좋고 노동자들도 희망을 품고 일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썼다.
노동청, 근로자성 첫 인정
마루시공 노동자들은 산재에 취약할 뿐만 아니라 복잡한 고용구조 탓에 장시간 노동·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다. 근로계약을 맺고 일하는 게 아니라 건설사-마루제조·시공업체-불법하도급업체 등 다단계 하청구조 속에서 ‘평떼기’ 관행에 따라 평당 단가를 받는다. 실적급 구조 탓에 하루 13~14시간을 일하고, 주말에도 쉬지 못한다는 게 노조의 설명이다.
최근 고용노동부는 마루시공 노동자들이 지난해 12월 제기한 임금체불 등 진정 사건에서 마루회사의 근로기준법 위반 사항을 확인해 수사에 착수하거나 과태료 부과 조치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내용은 △근로기준법 36조(금품 청산) 위반 △근로기준법 17조2항(근로조건의 명시) 위반 △근로기준법 43조1항(임금지급) 위반 △근로기준법 48조2항(임금대장 및 임금명세서) 위반이다.
이는 마루시공 노동자를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는 ‘근로자’로 봤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최우영 위원장은 “지금까지 임금체불 진정을 넣어도 근로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행정 종결돼 왔다”며 “노동청에서 처음 근로자성을 인정한 사례”라고 전했다.
이미소 공인노무사(노무법인 HRS 대표)는 “노동청이 수년간, 혹은 수십년간 이어져 오던 근로자성 불인정의 관행에 제동을 건 것”이라며 “형식상 평당 단가를 받는다고 해도 (실질을 보면) 노동의 대가로 본 것으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s://ww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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