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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6-04-15 09:06
대법원 “위험공유 산재 가해자에 구상권 청구 못해”
 글쓴이 : 동구센터
조회 : 67  
제3자 판단기준 ‘공동 위험 관계’ 전원합의체 새 법리 재확인

김미영 기자 입력 2026.04.15 06:30

건설현장에서 굴삭기 기사가 함께 작업하던 다른 노동자를 다치게 했더라도 근로복지공단의 산업재해 구상권 청구대상이 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공단이 산재보험급여를 지급한 뒤 가해자에게 구상금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는 보험료 부담관계가 아니라 현장의 위험을 공동으로 부담했는지를 기준으로 따져야 한다는 취지다. 지난 1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제시한 새 법리를 적용한 첫 판결이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주심 마용주 대법관)은 근로복지공단이 개인사업자 신분의 굴삭기 기사 ㄱ씨를 상대로 제기한 구상권 소송에서 이같이 판결했다. ㄱ씨는 2018년 2월부터 부산 해운대구 복합시설 철거공사에 투입됐다. 같은해 3월6일 ㄱ씨가 작업하던 중 튀어나온 철근이 같은 현장에서 일하던 다른 업체 하청노동자 ㄴ씨의 얼굴을 가격해 상해를 입혔다. 공단은 이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 총 7천800만원가량의 보험급여를 지급한 뒤 ㄱ씨를 상대로 구상금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쟁점은 피고가 산재보험법 87조1항의 ‘제3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산재보험법은 제3자의 행위로 재해가 발생한 경우 공단이 재해노동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해 행사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제3자가 지급해야 할 손해배상금을 공단이 대신 지급한 뒤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다는 취지다.

보험료 기준 버리고 위험공유 기준 제시

대법원 판례는 그동안 ‘제3자’에 대해 “보험가입자인 사업주와 함께 직·간접적으로 재해근로자와 산재보험관계가 없는 사람”으로 판단해 왔다. ㄱ씨는 재해를 입은 노동자와 산재보험관계가 없기 때문에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는 대상이 된다. 이에 따라 원심은 직접적인 고용관계나 산재보험 관계가 없는 이상 공단의 구상권 행사가 가능하다고 봤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최근 전원합의체가 제시한 새 법리를 적용해 제3자 판단기준을 새롭게 정의했다. 대법원은 “산재보험법상 제3자 범위는 보험료 부담관계만으로 결정할 수 없다”며 “동일한 사업 또는 사업장 안에서 업무상 재해에 관한 공동의 위험 관계를 형성했는지를 따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가해자가 재해노동자의 사업주와 직접 고용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더라도, 동일한 사업주의 지휘·명령 아래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면 양자는 위험을 공유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같은 업체 지휘 아래 작업했다면 구상권 제한

대법원은 굴삭기 기사와 재해노동자가 모두 같은 업체의 지휘·명령 아래 복합시설 철거 사업에 종사했다고 봤다. 굴삭기 작업과 현장 작업이 하나의 공정 안에서 이뤄졌고, 사고 역시 그 과정에서 발생한 만큼 사업장에 내재한 위험을 공동으로 부담한 관계라는 것이다.

대법원은 “ㄱ씨는 산재보험법상 제3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원심을 파기하고 1심 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 뒤 공단의 청구를 기각했다.

이번 판결은 지난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위험공유’ 법리가 실제 사건에 본격 적용된 사례로 평가된다. 그동안 건설현장에서는 장비 임대차계약이라는 형식 때문에 장비업체와 기사가 제3자로 분류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앞으로는 계약 명칭보다 실제 작업 구조와 위험의 공동성, 지휘·감독 관계가 더 중요한 판단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s://ww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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