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6-04-23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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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셀 15년→4년] 항소심 재판부 “아리셀, 이익추구 몰두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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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동구센터
 조회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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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처벌법상 산업재해치사 무죄 … 절망한 유족 “죽어서 딸 보러 가고 싶다”
이재 기자 입력 2026.04.23 06:30
박순관 아리셀 대표의 형량이 항소심에서 대폭 감경됐다. 재판부는 아리셀이 유족과 민사 합의한 대목을 양형에 반영했다. 합의는 감경 사유가 될 수 없다는 원심 판결을 뒤집었다.
수원고법 형사1부(판사 신현일)는 22일 오후 열린 박 대표와 아리셀 총괄본부장인 아들 박중언씨 등의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등 위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원심이 선고한 징역 15년을 징역 4년으로 대폭 감형했다. 박중언씨도 15년에서 7년으로 감형됐다.
위험물질 취급해도 ‘층층이 비상구’ 필요 없다는 재판부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이 인정한 박 대표의 중대재해처벌법상 산업재해치사혐의를 무죄로 봤다. 참사 화재가 예견 가능했고, 열감지기를 설치할 의무를 위반했다는 점은 인정했지만 비상구 설치 의무가 없다고 봤다. 항소심 재판부는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안전보건규칙) 17조는 위험물질 취급 작업장과 작업장이 있는 건축물 자체에 비상구 설치를 규정하고 있을 뿐 각층별로 비상구를 설치하라고 규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이 사건 공장 3동 2층(참사 현장)에 별도 비상구를 설치해야 한다고 해석한 것은 지나친 확장해석”이라고 판시했다. 비상구 설치 의무가 없으므로 비상구를 쉽게 이용하도록 유지할 의무를 위반했다는 주장도 인정하지 않았다.
또 박 대표가 중대재해처벌법상 경영책임자에 해당한다고 봤지만 안전보건방침 및 목표를 어느 정도 수립했고, 아리셀이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안전보건업무를 외부 전문기관에 위탁해 화재와 폭발로 인한 참사와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안전보건체계 구축과 이행 조치의무 위반을 무죄로 봤다.
그러면서 아리셀이 이익추구에 몰두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양형에 대해 “피고인들이 가존 사고 발생 부분이나 작업장 안전조치가 필요한 공정에 대해 구체적 안전조치를 해왔고 사업장 위험을 외면하고 이익추구에만 몰두했다거나 안전을 위한 조치를 방치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합의했으니 감경” 되풀이된 ‘악순환’
민사 합의도 양형에 반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사망한 피해자 유족 전원에게 피해를 변제하고 합의했고, 상해 피해자와도 합의했다”며 “합의 피해자 유족이 처벌을 탄원하나 이를 이유로 합의를 양형에 제한적으로 반영하면 피고인으로 하여금 피해 회복 노력을 소극적으로 하게 하거나 포기하게 만들어 피해자의 실질적이고 충분한 피해 회복을 어렵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1심은 “기업가는 평소 노동자 안전을 도외시하고 이윤을 극대화하다 산업재해가 발생하면 유족 합의를 시도하고, 이를 이유로 선처를 받는 악순환을 뿌리뽑지 않는 한 산재 발생은 줄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가족은 절망했다. 참사로 딸을 잃은 이순희씨는 “우리가 이주노동자라고 이런 판단을, 돈이 없고 권력이 없어서 이런 판결을 내린 것이냐”며 “죽어서 딸 보러 가고 싶다”고 오열했다. 참사 법률지원을 해온 신하나 변호사(법무법인 덕수)는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사실상의 위헌 판단”이라며 “산업안전보건법상 위험물질을 다루는 시설의 비상구와 비상통로를 잘 유지하라고 적혀 있는데 법조인의 편협한 시각으로 명확성 원칙을 설시하는 것은 국민의 정서와도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신 변호사는 “산재로 가족을 잃은 사람들의 상처를 갈기갈기 찢어놓은 판결”이라며 “양형이 부당하고 법리적 오해도 있으므로 반드시 상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s://ww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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