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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6-09-02 14:51
“반도체공장 출입만으로 발암물질” 삼성엔지니어 산재 불승인 뒤집혀
 글쓴이 : 동구센터
조회 : 10  
재신청서 혈액암 산재 뒤늦게 ‘인정’ … 유족 정보공개청구로 유해물질 노출기간 주장 오류 밝혀내

이수연 기자 입력 2026.09.02 06:30

삼성전자 반도체·디스플레이(LCD·OLED) 생산라인을 17년 넘게 드나들며 일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혈액암 산재를 뒤늦게 인정받았다. 앞서 불승인됐으나 유족이 정보공개청구로 사실관계 오류를 발견해 재신청한 끝에 1년7개월 만에 결과가 뒤집혔다.

1일 <매일노동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근로복지공단 서울남부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질판위)는 고 류아무개씨가 진단받은 골수형성이상증후군을 지난달 7일 업무상 질병으로 판정했다. 화학물질을 직접 다루지 않더라도 생산라인 셋업 기간에 내부에 상주하거나 안정화된 후에도 수시로 출입하는 업무 특성상 발암물질에 노출될 수 있다고 봤다. 회사 방침상 출입기록은 남아 있지 않았지만, 라인 근무가 상당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1년 노출’ 불승인에서 ‘17년 노출’ 승인

고인은 2001년 삼성전자에 연구개발직으로 입사해 2005년부터 2014년 4월까지 아산사업장을 출입하며 LCD 반송설비와 OLED 증착설비 소프트웨어 개발·셋업 업무를 맡았다. 특히 OLED 신규 셋업에 주력한 1년은 업무시간의 절반 이상 생산라인에 상주했고 많게는 주 5일 라인을 출입했다. 2014년 화성사업장으로 옮긴 뒤엔 반도체 라인 내 각종 기구 설계와 설비 진단 업무를 수행했다. 전보 7개월 만에 혈소판감소증을, 이듬해에는 무형성빈혈을 진단받았고 2023년엔 골수형성이상증후군(혈액암)으로 투병하다 다음해에 숨졌다.

유족은 지난해 2월 처음 유족급여 산재를 신청했으나 9월 불승인됐다. 판정서에서 질판위는 ‘2014~2015년 혈액 질환들을 진단받기 전 라인 출입기간이 1년여로 짧다’며 2023년 진단받은 골수형성이상증후군이 업무상 질병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해당 판정서의 ‘청구인의 주장’란에는 ‘2014년 화성사업장 전보 이후 유해물질에 노출돼 신청 상병이 발생했다’고 적혀 있어 9년에 이르는 아산사업장 노출기간에 대한 주장은 빠져 있었다. 유족은 유해물질 노출기간과 노출사업장에 관한 청구인의 주장이 일부 누락된 채 질판위 심의에 부쳐졌다고 의심해 공단 화성지사와 서울남부질판위에 각각 정보공개청구를 했다. 재해조사서에도 같은 문구가 확인됐고 질판위원별 심의의견서에서도 불인정 의견을 낸 4명 모두 화성사업장 근무기간만 헤아린 것으로 드러났다. 유족은 공단이 잘못 기재한 사실관계가 질판위 심의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불복 절차 대신 산재 재신청을 택했다.

재신청 사건에서 공단은 노출기간을 아산사업장 근무기간까지 넓혀 잡고 업무 내용까지 고려해 누적 노출량이 상병 발생에 영향을 줄 정도라고 판단했다. 객관적인 출입기록은 없지만 업무 특성상 17년 넘게 상당 기간 라인에서 근무하며 벤젠 등에 노출됐을 가능성을 인정했다.

“90일 지나 자료 없다”는 삼성
노동자가 증명하는 관행 언제 끝나나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반올림)는 이날 성명을 내고 “산재 인정을 환영한다”면서도 “삼성과 정부는 다시 드러난 반도체노동자 혈액암 위험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라인 셋업 등 평소보다 위험한 상황에서 이뤄지는 비정형 작업에 대한 대책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삼성이 라인 출입기록을 90일치만 보관하는 관행도 지적했다. 반올림에 따르면 삼성은 고인의 라인 출입기록을 공단에 제출하지 않았다. 반올림은 “삼성은 다수의 직업병 사건이 반복되는데도 ‘90일 보존기간이 지나 자료가 없다’는 논리를 19년째 되풀이한다”며 “아픈 노동자와 유족에게 입증 책임을 지우면서도 객관적 자료를 확보할 수 없는 문제는 어떡하냐”고 꼬집었다.

이어 “공단은 특정 물질에 충분하게 노출됐다는 증거를 요구하며 불승인을 남발해 왔다”며 “기업의 은폐, 공단의 부실조사 속에서 기업과 국가도 밝히지 못한 직업병 원인을 노동자에게 밝히라는 잘못된 관행은 끝나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s://ww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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