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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6-09-03 11:21
[단독] GS칼텍스 방호노동자 첫 ‘불법파견’ 판결
 글쓴이 : 동구센터
조회 : 8  
원청 지휘 아래 소방·비상대응까지 … 법원 “자회사 전환, 직접고용 아냐”

광주고등법원 2024나25045

홍준표 기자 입력 2026.09.03 06:30

GS칼텍스에서 정유업계 최초로 사내하청 노동자에 대한 불법파견을 인정한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석유화학산업 구조개편으로 여수국가산업단지의 고용불안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무분별한 파견노동자 사용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여수산단에서는 석유화학업계 불황과 설비감축 여파로 중소 협력업체를 중심으로 고용이 감소하면서 하청·비정규 노동자의 고용안정 문제가 현안으로 떠오른 상태다. 법원은 20년 가까이 GS칼텍스 여수공장 방호상황실에서 일한 하청노동자들이 GS칼텍스의 지휘·명령을 받으며 일했다고 판단했다.

6개월 기간제 직고용→자회사 설립해 편입

2일 <매일노동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광주고법 민사2부(재판장 박정훈 부장판사)는 최근 사내하청 방호노동자 A(46)씨 등 2명이 GS칼텍스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및 임금 등 청구소송에서 “GS칼텍스는 원고들에게 고용의 의사표시를 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GS칼텍스 사업장에서 법원이 불법파견을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씨 등 14명은 용역업체 소속으로 2008년 12월부터 GS칼텍스 여수공장의 방호·보안을 담당하는 방호상황실에서 근무했다. 그런데 고용노동부가 2020년 9월 방호상황실 업무가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이 허용하는 직종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하청노동자 14명을 직접고용하라고 시정지시하면서 법적 분쟁으로 이어졌다. 당시 노동부 조사 과정에서 GS칼텍스 담당자가 “14명의 직접고용을 이행하겠다”고 쓴 확인서도 있었다.

하지만 GS칼텍스는 직접고용을 ‘단기간 기간제 고용 후 자회사 편입’ 방식으로 결정했다. 하청노동자들은 2021년 1월 6개월간 기간제로 직접고용된 뒤 같은해 7월 자회사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A씨 등은 “GS칼텍스가 하청노동자들을 소방·방제업무까지 지휘한 만큼 불법파견에 해당한다”며 2022년 5월 소송을 냈다.

1심 “자회사 편입, 직접고용의무 이행”

사내하청 방호노동자들은 매일 오전 GS칼텍스 방호담당 직원이 주관한 회의에서 ‘일일 상황보고 및 공유’ 자료로 근무상황을 보고한 뒤 업무지시를 받았다. 업무일지에는 “소방차 운전·조작 비상훈련 당일 휴가를 자제하라” “신규투입 인원 OJT(현장 직무교육) 내용을 보고하라” 는 등 지시가 포함됐다. 또 GS칼텍스는 방호상황실 노동자들을 원청 소방센터 직원들과 함께 ‘1선 비상요원’으로 편성했고 각 조장은 GS칼텍스 소방대장이 맡았다.

핵심 쟁점은 자회사 정규직으로 전환한 조치가 파견법상 직접고용의무를 이행한 것인지였다. 1심은 GS칼텍스와 하청노동자들이 근로자파견관계에 있다고 보면서도 자회사 편입은 직접고용의무를 이행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생산기술직 노동자를 비교 대상으로 삼아 A씨 등에게 각각 5천200여만원의 임금차액을 지급하라고 주문했다.

2심 “하청노동자 동의 없이 자회사 채용 통보”

반면 2심은 자회사 채용이 직접고용의무를 다한 것이 아니라며 하청노동자들 손을 들어줬다. A씨 등이 자발적으로 동의해 자회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GS칼텍스는 노동부 시정지시 이후 자회사 채용 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방호상황실 근무자들과 아무런 협의도 거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GS칼텍스는 방호상황실 근무자들에게 선택권을 전혀 부여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자회사에 고용되는 방안을 마련해 통보했다”고 지적했다. 실제 당시 방호상황실 노동자 12명 가운데 원고들을 포함한 8명은 GS칼텍스 직접고용을 요구했지만 회사가 별도로 협의한 정황은 없었다.

특히 재판부는 자회사 전환으로 기존 근로자파견관계가 완전히 해소됐는지도 불분명하다고 판단했다. 자회사 전환 뒤 GS칼텍스 방호담당자의 직접 지시가 사라지고 일일상황보고도 폐지됐지만, 일과시간 이후에는 GS칼텍스 직원인 소방대장이 업무지시를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파견관계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임금 부분은 1심을 뒤집었다. 소방안전업무를 하는 생산기술직과 방호노동자가 동종·유사업무라고 보기 어렵고, 생산기술직 근로조건을 적용할 합리적 근거도 찾기 어렵다며 A씨 등의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했다. 이에 따라 A씨 등이 1심 뒤 지급받은 가지급금 6천900여만원씩을 반환하라고 했다.

“방호 무관한 현장업무 투입, 결국 퇴사”

A씨 등은 지난달 27일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2심 스스로 △원청 비상대응팀 편입 △소방대장 지휘 △화재·유출·환자 대응 △소방·방제차량 출동 △생산기술직과 공동 교육·훈련 등을 인정하면서도 임금 판단에서는 이들을 “일반적인 경비업무 수행자”로 평가했다는 것이다. 특히 GS칼텍스 생산기술직 직군 자체에 ‘소방안전’ 업무가 포함돼 있고 방호노동자들이 소방센터 직원들과 같은 1선 비상요원 체계에서 근무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청노동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정규직 전환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A씨는 소송 뒤 방호상황실에서 배관·용접·영선 등 자회사 현장업무로 이동했고, 괴롭힘 등으로 인해 2024년 11월 퇴사했다고 한다. A씨는 이날 <매일노동뉴스>와의 통화에서 “GS칼텍스는 6개월 계약이 끝날 때 자회사 계약서를 내밀어 사실상 서명하지 않으면 나가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20년 가까이 같은 일을 했지만 업체만 계속 바뀌었다. 대법원이 불법파견은 인정하면서 실제 어떤 노동을 했는지 임금 판단에서는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원심 판단) 부분을 살펴봤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s://ww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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