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6-01-12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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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롭힘 언론사 제보 뒤 해고’ 주한파나마대사관, 노동위 “부당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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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동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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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단축근로 신청하자 ‘창고정리’ … “징계사유 되지만 즉시 해고는 과도”
이수연 기자 입력 2026.01.12 07:30
육아기 단축근로를 신청하자 창고 업무로 배치된 사실을 언론에 제보했다는 이유로 노동자를 해고한 주한파나마대사관에 대해,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부당해고라고 판정했다.
11일 <매일노동뉴스> 취재에 따르면 서울지노위는 지난해 9월 해고된 주한파나마대사관 한국인 직원 A씨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최근 받아들였다.
단축근로 신청 전날 ‘업무변경’ 지시
언론사 제보 뒤 비밀유지 위반으로 해고
2013년 주한파나마대사관에 입사해 13년간 상선팀에서 영사업무를 맡아온 A씨는 2024년 10월부터 대사 비서를 포함한 동료에게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신청 의사를 밝혀왔다. 다만 신임대사가 외교 활동을 본격화하는 2025년 1월 이후 신청하는 것이 좋겠다는 상사의 조언에 따라 4개월간 미뤘고, 2025년 2월13일 정식으로 신청했다.
신청 하루 전 A씨는 영사업무에서 배제돼 지하창고에서 폐기서류를 정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컴퓨터 등 업무기기 없이 문서를 손으로 정리해 보고하라는 지시였고, 대사는 개인 노트북 사용도 금지했다. 원래 근무하던 3층 공간에 출입할 권한도 박탈됐다. 대사 비서는 A씨에게 “대사가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라. 애들 학원비 벌어야 하지 않느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이를 육아기 단축근로 신청에 대한 보복성 인사로 보고 2월14일 서울지노위에 구제신청을 제기했고, 같은달 27일 대사와 대사 비서 등을 직장내 괴롭힘으로 신고했다.
이후 A씨는 언론에 제보하며 대사관 내부와 문서를 촬영한 사진을 보냈고, 보도에는 A씨의 책상과 모자이크 처리된 문서, 지하 공간에 쌓인 서류 상자 모습이 담겼다. 대사관은 보도 이틀 뒤 A씨에게 리셉션 업무를 지시한 뒤, 다음날 언론사에 내부 자료를 제공한 것과 관련해 “근로계약서상 보안·비밀유지의무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라며 대기발령을 명령했다. 대기발령은 5개월간 7차례 연장됐고 이 과정에서 여러 차례 사직을 권고받았다. 대사관은 9월 보안·비밀유지의무 위반을 사유로 A씨를 해고했다.
노동위 “언론사에 비밀문서 유출했다 보기 어려워”
면책특권 주장한 대사관, 중노위 재심 청구할까
서울지노위는 노동자의 손을 들었다. A씨의 언론 제보가 근로계약서 4·5조의 보안·비밀유지의무를 위반에 해당해 징계사유가 될 수는 있으나 곧바로 해고에 이르는 것은 과도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서류가 있던 공간이 주차장과 연결돼 대사관의 비밀문서 보관 장소로 보기 어렵고, 경고 이외 징계 이력이 없었던 점, 반복된 업무 변경이 불이익한 처우로 인식될 수 있었던 점, 보도 내용은 언론사가 결정한 점을 이유로 들었다. 대기발령에 대해서는 근로계약 위반 여부 조사와 직장내 괴롭힘 신고에 따른 분리 조치 등 업무상 필요성을 인정했다.
대사관쪽은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대리인으로 내세워 '외교관 면책특권'을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면책특권은 외교관과 그 가족이 주재국에서 법적 책임을 면제받는 권리다. 사쪽은 외국 국가를 상대로 한 국내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은 심판권이 없고 비엔나협약상 명령 강제집행도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지노위는 근로계약서 2조에 ‘한국 노동법 적용’이 명시돼 있고 이번 사건에 대한 재판권 행사가 외국의 주권적 활동을 침해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주장을 기각했다.
A씨를 대리한 정병민 변호사(법무법인 도담)는 “외교공관에서 일하는 한국인 노동자들은 노동권 사각지대에 놓이기 쉽다”며 “한국법을 적용하기로 한 근로계약에 따라 지노위가 원직 복직을 명령한 만큼, 대사관은 이를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파나마대사관이 부당해고 판결에 불복해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할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재심을 청구할 경우, 면책특권 주장과 달리 국내 재판 관할을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 된다.
A씨는 <매일노동뉴스>에 “대기발령이 2~3주 간격으로 조금씩 연장되면서 불안감에 일상이 무너졌고, 약에 의존하며 지냈는데 이번 판결로 그나마 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s://ww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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