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6-07-08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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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노동자 ‘악성림프종’ 사망, 첫 산재 판결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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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동구센터
 조회 :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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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 20년, 42세 이른 나이에 발병 … 법원 “벤젠 노출 입증 없어도 산재”
서울행정법원 2024구합78276
홍준표 기자 입력 2026.07.08 06:30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전기에서 20년 넘게 근무하다 희귀 혈액암인 악성림프종으로 숨진 40대 노동자가 법원에서 업무상 재해를 인정받았다. 삼성전기 사업장에서 발생한 악성림프종 사망 사건에 대해 산재를 인정한 첫 판결이다. 특정 발암물질 측정이 어려운 첨단산업 직업병 사건에서 중요한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벤젠 노출 적다”는 공단 처분에 소송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재판장 호성호 부장판사)는 삼성전기에서 일하다 사망한 노동자 A(사망당시 42)씨의 배우자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취소 소송에서 최근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공단이 항소를 포기해 1심 판결이 지난 5월30일 그대로 확정됐다.
A씨는 약 20년간 삼성전기에서 근속한 베테랑 직원이었다. 2000년 7월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에 입사해 전자소자 생산라인에서 설비보전과 배치공정 업무 등을 수행했다. 그런데 2019년 12월 갑자기 비호지킨림프종의 일종인 ‘NK/T세포림프종’ 진단을 받았다. 항암치료를 받았지만, 1년2개월 만인 2021년 2월 세상을 떠났다.
A씨 배우자는 2021년 8월 산재 유족급여를 청구했지만, 공단은 “벤젠 노출 가능성이 높지 않고 방사선 노출도 제한적”이라며 부지급 처분을 했다. 재심사에서도 기각되자 유족은 2024년 8월 행정소송을 냈다.
법원은 공단 처분을 뒤집고 A씨의 업무상 재해를 인정했다. 업무상 질병의 인과관계가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돼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목적과 첨단산업 직업병의 특성을 고려할 때 희귀질환의 발병 원인이 충분히 규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산재를 쉽게 부정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법원 “의학적 확실성 없어도 규범적 관점서 판단”
이를 토대로 재판부는 A씨가 삼성전기 사업장에서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의 적층설비 유지·보수를 포함한 원재료 배합 업무를 하면서 유해물질에 노출됐을 것으로 판단했다. A씨는 배치공정에서 톨루엔·에탄올 등이 포함된 원재료를 계량·배합했고, 설비보전 업무를 하며 유해물질이 사용되는 생산라인을 장기간 순회했다. 재판부는 근무 당시 벤젠·포름알데히드 등의 노출 수준을 직접 측정한 자료가 부족하다는 점을 들어 “노출이 미미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봤다.
A씨가 평균 발병 연령(50대 이상)보다 이른 42세에 림프종이 발병했고, 유전적 소인이나 가족력 등 개인적 위험요인이 확인되지 않은 점도 산재 인정 근거가 됐다. 특히 법원 감정의(직업환경의학과·혈액종양내과)는 업무 연관성을 부정적으로 감정했지만, 재판부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각종 첨단 전기제품의 생산과정에서 노출되는 유해 화학물질의 위험성이 제대로 인식되기 이전인 2000년대 중반 이전에 사업장에서 근무한 근로자들에게서 비교적 이른 나이(20대 또는 30대)에 림프구 및 골수에서 유래한 혈액암이 발생한 사례가 다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A씨 업무와 림프종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는 근거로 삼았다.
산재 인정까지 4년9개월, 유족 “회사 도움 전무”
유족이 산재를 인정받기까지 무려 4년9개월이 걸렸다. 산재 과정에서 삼성전기의 지원이 없었던 영향이 컸다. A씨 배우자는 “남편은 유해물질에 상시 노출됐지만 작업 공정에 대한 자료를 회사에서 전혀 제공받지 못했고 산재신청 과정에서 어떠한 도움도 받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특히 회사 관계자는 A씨가 항암치료를 받는 과정에도 연락해 ‘휴직자 인사 평가’ 관련 인터뷰가 필요하다고 압박했다고 한다. 또 림프종으로 인한 불임으로 A씨는 힘들어했다. A씨 배우자는 “남편은 죽기 직전까지 아기를 못 남기고 가서 미안하다고 여러 번 말했다”고 울먹였다.
법조계는 현행 산업재해보상보험법(산재보험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유족을 대리한 이성영 변호사(법무법인 소울)는 “법원이 역학조사 자료의 한계와 과거 작업환경측정 결과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산재보험의 사회보장제도 취지에 따라 규범적으로 판단했다”며 “하지만 근로복지공단은 여전히 상당인과관계를 의학적 관점에서만 판단하고 있다. 규범적 관점에서 업무상 질병 여부의 판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산재보험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s://ww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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