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상식

최신판례

Home|노동상식|최신판례

 
작성일 : 26-07-14 09:06
“택시 근로시간 축소 합의는 탈법행위” 대법원 판단기준 구체화
 글쓴이 : 동구센터
조회 : 34  
택시기사 소정근로시간 ‘3시간30분’ 단축 … 대법원 “실제 근로시간 상당한 불일치”

대법원 2025다213225

홍준표 기자 입력 2026.07.14 06:30

택시회사가 노조와 체결한 임금협정에서 소정근로시간을 하루 ‘3시간30분’까지 줄인 것은 최저임금법을 회피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대법원이 판결했다. 실제 근무형태와 운행시간에 변화가 없는데도 소정근로시간만 대폭 줄였다면 위법이라는 기존 판례를 재차 확인했다. 특히 대법원은 ‘실제 근로시간과 합의된 소정근로시간의 차이’를 핵심 판단기준으로 구체화했다.

하루 소정근로시간 4시간에서 3.5시간으로 단축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지난 9일 택시기사 A씨 등 3명이 울산지역 택시회사 B사를 상대로 낸 체불임금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울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사건의 쟁점은 노사가 체결한 임금협정에서 소정근로시간을 기존보다 줄인 합의가 유효한지 여부였다. 노사는 월 소정근로시간을 2007년 160시간으로 정했다가 이듬해 96시간(하루 4시간)으로 줄였다.

이후 2010·2012년 하루 소정근로시간을 4시간으로 유지하다가 2014년 4시간에서 3시간30분(월 80.5시간)으로 줄였다. 2016년 다시 4시간으로 늘린 후 2017년 다시 3시간30분으로 단축해 2019년까지 유지했다. 울산시에서는 2009년 7월부터 택시기사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는 최저임금법 특례조항이 시행됐다.

A씨 등은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은 그대로인데도 월 소정근로시간을 160시간에서 980.5시간으로 줄인 것은 최저임금법을 잠탈한 탈법행위”라며 2019년 9월 소송을 냈다. 반면 회사는 경영난 극복과 노조의 경영 참여 속에서 이뤄진 정상적인 합의라고 맞섰다.

1·2심 뒤집고 대법원 “최저임금법 회피”
“하루 4시간30분, 통상적인 근로시간 아냐”

1심은 사용자쪽 손을 들어줬다. 2008년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합의 이전까지 회사가 전액관리제를 시행하고 있었으므로, 최저임금법을 회피할 의도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2010~2019년 임금협정 역시 소정근로시간 감소 폭이 작다는 이유로 적법하다고 봤다. 2심 역시 노조가 회사 경영에 참여했고, 비교 대상 임금을 직전 협정상 근로시간으로 환산해도 최저임금을 웃도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 등을 근거로 합의는 유효하다며 A씨 등의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2014년·2017년·2019년 소정근로시간 단축은 무효라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소정근로시간을 늘리거나 단축하기를 반복하는 동안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이 이에 맞춰 변경됐다는 자료가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실제 근로시간·배차 방식·지역 운행 실태 등을 종합하면 실제 근로시간과 소정근로시간 사이에 상당한 불일치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소정근로시간 ‘하루 3시간30분’ 자체가 택시기사의 통상적인 근로시간으로 보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대법원은 “택시요금 인상 등으로 실제 근로시간이 일부 감소했더라도 하루 3시간30분은 택시기사가 사납금을 마련하기에도 부족한 시간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택시기사의 실제 근로시간에는 영업시간뿐 아니라 차량 준비시간과 대기시간도 포함된다는 것이다. 또 노조가 경영에 참여했다는 이유만으로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유효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2019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이후 엄격한 심사 흐름

이번 판결은 2019년 4월 전원합의체 판결의 법리를 구체적으로 적용한 사건으로 평가된다. 당시 대법원은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화 없이 소정근로시간만 단축해 시간당 고정급을 높이는 방식으로 최저임금법 적용을 회피했다면 강행규정을 잠탈한 탈법행위로 무효”라고 판단했다.

이후 판례는 실제 근로시간과 소정근로시간 사이의 괴리를 규범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법리로 발전해 갔다. 이번 사건에서도 대법원이 실제 근로시간과 소정근로시간 사이에 상당한 불일치가 있는지를 기준으로 삼으면서 향후 유사소송에서도 형식적인 노사합의가 아닌 실제 근로실태 부합 여부를 법원이 엄격하게 심사하는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s://www.labortoday.co.kr)

 
   
 





오늘의 방문자 1 | 총 방문자 382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