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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6-08-03 08:01
대법원 “헤어디자이너는 근로자”
 글쓴이 : 동구센터
조회 : 4  
카카오톡 업무지시·청소·리뷰 관리까지 … 대법원 “실질이 근로자라면 노동법 적용”

대법원 2026다203137

홍준표 기자 입력 2026.08.03 06:30

“근로계약이 아니다.”

헤어디자이너 A씨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매년 이런 문구가 적힌 ‘자유직업(헤어디자이너) 도급계약서’에 서명했다. 사업자등록을 했고, 3.3% 사업소득세도 냈다. 4대 보험은 없었다. 이를 근거로 고용노동부는 “근로자가 아니다”며 A씨의 진정을 종결했다. 그러나 법원 결론은 정반대였다.

22일 <매일노동뉴스> 취재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헤어디자이너 A씨가 미용실 원장 부부 B씨 등 2명에게 낸 임금체불 소송 상고심에서 최근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B씨 부부에게 미지급 임금과 퇴직금 등 총 2천6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주문했다.

대법원은 “계약서의 이름보다 실제 근무 형태가 중요하다”며 A씨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했다. 최근 몇 년 사이 나타난 헤어디자이너 근로자성 인정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최초 노동청 단계에서 부정된 근로자성이 법원에 와서 뒤집혔다는 점에서 이번 판결이 주목된다.

월급명세서 뺏으려다 폭행한 미용실 원장

이번 사건은 다른 헤어디자이너 사건보다 복잡한 사안이었다. 미용실측은 계약서 곳곳에 “근로계약이 아니다” “대등한 사업자” “겸업 가능” “대체근무 가능” 같은 조항을 넣었다. 사업소득세도 원천징수했고, 사회보험도 가입하지 않았다. 겉으로만 보면 전형적인 프리랜서였다.

1심 재판부가 살펴본 A씨의 실제 근무 모습은 달랐다. 매일 카카오톡 단체방으로 청소와 뒷정리, 네이버 리뷰 작성, 사진 업로드, 데스크 업무, 출근시간, 스탠바이 시간 등이 공지됐다. 점장·본부장·팀장을 통한 조직적인 관리체계도 운영됐다. 신규 고객은 순번표에 따라 배정됐고, 헤어디자이너가 규칙을 어기면 고객 배정 순서에서 제외되는 불이익도 있었다.

재판부는 “피고들이 전체적으로 정해 놓은 틀 안에서 업무가 이뤄졌을 뿐”이라며 미용실측의 상당한 지휘·감독이 존재했다고 판단했다.

B씨 부부는 이를 인식한 듯 2023년 8월 월급명세서와 관련해 다투는 과정에서 A씨를 공동으로 폭행한 혐의도 받았다. A씨가 월급명세서가 들어 있는 파일철을 잡으려고 하자 허리와 팔을 강제로 끌어당겼다. 이들 부부는 공동폭행죄로 각각 7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근로자 아니다” 노동청 판단 뒤집은 법원

이번 사건이 특히 주목되는 이유는 법원이 고용노동부 판단까지 뒤집었다는 점이다. 부산지방고용노동청은 계약 내용과 사업자등록 등을 근거로 “A씨는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며 사건을 종결했다. 그러나 법원은 “행정기관 판단에 기속되지 않는다”며 독자적으로 근로자성을 심리했다. 계약서 문구를 떠나 실제 업무수행 방식을 분석한 끝에 헤어디자이너의 근로자성을 인정했다.

1심은 “미용실의 규모, 각 미용실에 ‘CS(customer service) 실장’이 별도로 존재했던 점에 비춰보면 피고들로서는 미용사들에게 미용 업무 외의 미용실 업무를 수행하도록 구체적으로 지시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실제 B씨 부부는 단체대화방에 “디자이너분들 매출에서 마이너스 처리하겠다” “오늘 야간 마감이 조금 부족하다” 등으로 매출을 압박했다.

A씨가 기본급 없이 매달 정산한 매출액에서 소득세 등을 원천징수한 나머지를 보수로 받은 부분에 대해서도 법원은 근로의 대가로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원고가 독립적인 영업활동에 따라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다기보다는 피고들에게 제공한 노동의 양과 질이 그대로 반영된 매출액에 의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2심과 대법원 역시 1심 판단을 유지했다.

넓어지는 ‘헤어디자이너 근로자성’ 판결

헤어디자이너 근로자성을 둘러싼 판례는 점점 넓어지는 추세다. 2023년 대법원은 입사 한 달 만에 해고된 헤어디자이너 사건에서 고정급여와 출퇴근 관리, 고객 배정 등을 이유로 노동자성을 인정했다. 지난해에는 기본급 없이 100% 인센티브를 받던 헤어디자이너 사건에서도 위촉계약, 사업소득세 납부, 재료비 공제 같은 불리한 증거가 있는 노동자의 근로자성을 인정했다. 조회 참석·청소, 종교 특강 참석·지각비 부과·매니저를 통한 근태관리 등이 실질적인 지휘·감독으로 평가됐다.

여기에 올해 3월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프리랜서 계약을 맺은 헤어디자이너들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고 판단했다. 충남지노위는 근무시간 고정·지각비·고객응대 가이드라인·가격결정권 부재, 인센티브 비율 결정권 부재 등을 종속성의 핵심 근거로 들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이 같은 흐름을 재확인하면서 카카오톡 단체방 공지와 온라인 리뷰 관리, 순번제 운영 등 최근 미용업계의 실제 운영 방식까지 구체적인 판단 요소로 제시했다. 법원은 반복해서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계약 형식을 정할 수 있다”며 사회보험 미가입이나 사업소득세 납부만으로 근로자성을 부정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해 왔다.

축적되는 헤어디자이너 근로자성 판결은 ‘3.3% 프리랜서’ 계약 형태로 일하는 PT 트레이너, 필라테스 강사, 네일아티스트, 피부관리사 등 서비스업의 근로자성 판단에서도 중요한 기준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s://ww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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