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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6-08-26 09:31
대법원 “밀린 퇴직금 ‘차용금’ 바꿔도 우선 변제해야”
 글쓴이 : 동구센터
조회 : 2  
회사 회생절차에 압류·추심 막히자 소송
대법원 “회생계획 무관 변제 공익채권”

대법원 2026마6750

홍준표 기자 입력 2026.08.26 06:30

회사가 밀린 퇴직금과 수당을 노동자에게 지급하지 못해 이를 ‘차용금’ 형태로 나눠 갚기로 합의했더라도 애초 임금·퇴직금이었다면 법적 성격까지 바뀌는 것은 아니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회사가 경영난을 이유로 체불임금이나 퇴직금을 당장 지급하는 대신 차용증을 쓰거나 분할상환 약정을 체결한 경우에도 노동자의 임금채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다.

특히 대법원은 임금과 퇴직금은 회사가 회생절차에 들어가더라도 일반 채권자들과 함께 회생계획에 따라 돈을 받아야 하는 ‘회생채권’이 아니라 회생절차와 관계없이 우선적으로 변제받을 수 있는 ‘공익채권’이라고 판단했다.

분할 변제 안 지키고 회생신청, 1천800만원 추심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퇴직한 ㄱ씨가 전 직장을 상대로 낸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 사건 상고심에서 최근 ㄱ씨 신청을 기각한 원심 결정을 깨고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5일 밝혔다.

ㄱ씨는 회사를 퇴직하면서 미사용 연차수당과 퇴직금 합계 1천482만원을 지급받지 못했다. 이에 ㄱ씨는 2023년 7월께 회사와 밀린 돈을 다섯 차례에 걸쳐 나눠 받기로 합의했다. 회사의 ‘간곡한 요청’에 따라 ㄱ씨는 분할 변제받기로 했다.

그런데 회사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ㄱ씨는 회사를 상대로 임금청구 소송을 냈다. 법원은 같은해 9월 “회사는 ㄱ씨에게 미지급 임금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이행권고결정을 내렸다. 회사가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 결정은 그대로 확정됐다.

법원 결정으로 ㄱ씨는 회사로부터 돈을 받을 수 있는 법적 근거인 ‘집행권(채권자가 채무자의 재산에 대해 강제집행을 할 수 있도록 법적으로 허용해 주는 공적 문서)’을 확보했다. 문제는 이후 회사가 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발생했다. 회사는 2024년 5월 서울회생법원에서 간이회생절차 개시결정을 받았다. 이듬해 1월 회생계획 인가결정을 받고 같은해 4월 간이회생절차가 종결됐다.

ㄱ씨는 회생절차가 끝난 뒤인 지난해 5월1일 확정된 이행권고결정을 근거로 회사가 금융기관 등에 가지고 있는 예금채권 등을 압류해 자신이 받아야 할 돈을 추심하게 해 달라고 법원에 신청했다. 원금과 지연손해금을 합친 청구금액은 1천810만원에 달했다.

‘차용금 합의했어도 우선변제 의무’ 쟁점

이번 사건에서는 회사가 회생절차에 들어가기 전 체불임금을 ‘차용금’ 형태로 지급하기로 합의한 경우에도 임금·퇴직금을 우선적으로 보호해야 하는지가 쟁점이 됐다. 재판에서 체불임금의 성격이 ‘회생채권’과 ‘공익채권’인지를 두고 공방이 벌어졌다. 채권 성격에 따라 실제 체불임금 변제 방법과 범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회생절차가 시작되기 전에 발생한 회사에 대한 재산상 청구권은 ‘회생채권’이 된다. 회사가 경영상 어려움으로 회생절차에 들어간 만큼 법원이 인가한 회생계획에 따라 채권자들에게 돈을 나눠 주는 구조다. 회생채권자는 개별적인 강제집행을 할 수 없고 채권이 감액되거나 변제시기가 늦춰질 수도 있다. 반면 ‘공익채권’은 회생절차를 유지하거나 법이 특별히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정한 채권으로, 일반 회생채권이나 회생담보권보다 우선한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채무자회생법)은 노동자의 임금과 퇴직금을 공익채권으로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 “차용금은 임금 채무 변형에 불과”

원심은 ㄱ씨의 채권을 ‘회생채권’으로 판단해 ㄱ씨 신청을 기각했다. ㄱ씨가 과거 받아 놓은 이행권고결정만으로 회사 재산을 압류·추심할 수는 없다고 봤다. 회생계획 인가결정이 확정됐기 때문에 채무자회생법에 따라 회생채권자표나 회생담보권자표의 기재만 강제집행의 근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법원은 원심을 뒤집었다. ㄱ씨가 받지 못한 원금의 성격을 ‘임금·퇴직금’으로 판단했다. 따라서 채무자회생법이 정한 ‘공익채권’에 해당한다고 해석했다. 대법원은 “ㄱ씨가 회사(채무자)의 간곡한 요청으로 미사용 연차수당과 퇴직금을 차용금으로 전환해 5회에 걸쳐 지급받기로 약정했더라도 차용금은 실질적으로 회사가 ㄱ씨에게 책임져야 할 임금 또는 퇴직금 채무의 변형에 불과할 뿐 별도의 채무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채무의 이름이나 지급방식을 바꿨다고 해서 돈이 발생한 근본적인 원인까지 바뀌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결국 대법원은 ㄱ씨의 채권을 통째로 회생채권으로 본 원심 판단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이행권고결정에 기재된 채권 전부가 회생채권에 해당한다고 보고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 신청이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한 원심 결정에는 공익채권 해당성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재판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s://ww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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