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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선 지면에서 윤석열의 반헌법적 비상계엄 선포를 계기로 민주 대 반민주 구도가 지배하는 21대 대선의 표면적 갈등과 달리 그 심연에는 주요 3당이 고소득, 수도권 거주, 기술 대기업 소속인 유권자의 이해를 공통으로 대변하고 있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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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의 정책 방향이야 원래 고소득층과 대기업의 경쟁력이 대한민국의 경쟁력으로 이어진다는 견해였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달랐다. 민주당은 과거 김대중 정부 시절부터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을 표방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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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이제 한국 사회의 경제적 변화 속에서 이제 이들이 대표하고자 하는 중산층은 고소득 상층이 됐다. 문재인 정부 시절 집값 상승의 혜택을 본 서울 마포구와 용산구, 성동구의 자가주택 보유자나 종합부동산세 대상이 덜컥 돼 버린 양천구와 광진구의 고가 주택 소유자들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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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에 더해 노동시장의 10% 정도를 차지하는 대기업과 공공부문, 일부 경쟁력 있는 기술기업의 종사자와 고소득 전문직들이 ‘민주화’라는 세대 특성이 결합해 강력한 안티 국민의 힘 유권자로 민주당에 우호적인 세력으로 자리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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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조합은 주요 지향점을 서민과 취약 노동 계층의 권리향상에 두고 정치권을 견제하고 추동해 왔다. 그러나 저소득 비정규 노동자들의 권리개선이라는 대의 명제는 제도적 실현에서 참으로 더디고 노조의 교섭력을 통한 개별기업의 임금 인상과 복지 강화 등 실질적 소득 강화는 더 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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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조를 통해 안정적 임금과 복지를 구축한 1차 노동시장 노동자들은 정부 정책이나 자체 취업규칙(공무원의 경우 복무규정), 단체협약으로 안정적 육아 지원을 보장받는다. 일례로 이들은 만 12세까지 취학기 아이를 둔 노동자에 대해 최장 3년간 돌봄 휴가로 하루에 2시간의 유급휴가를 보장받는다. 하루 2시간씩 1년이면 약 510시간의 돌봄 유급휴가가 주어지는데 서울시 생활임금 1만1천779원을 기준으로 일 년이면 600만원이 보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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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의 육아 지원 정책 역시 1차 노동시장 노동자에게 혜택이 돌아가게끔 설계됐다. 최근 인상된 부모 동시 육아휴직 사용시 월 육아휴직 급여 상한액은 통상임금 기준 450만 원이 넘는다. 부모가 같이 사용하면 약 5천400만원의 육아휴직 급여를 받을 수 있다. 그런데 통상임금이 최저임금 수준으로 250만원에 불과한 중소제조업이나 서비스업 노동자에게는 혜택이 제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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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 4일 근무제로 대표되는 근로 시간 단축도 마찬가지. 여의도의 금융 대기업 종사자가 오후 5시가 되면 자동으로 개인 업무 PC가 꺼져 퇴근해야 하는 데 비해 연장근로 월 한도 52시간을 채워야 실수령액이 400만원 남짓인 중소제조업체나 서비스 노동자는 아이 학원비를 위해 연장근로 상한을 넘어 일을 해야 하는 역설적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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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공부문과 주요 대기업에서 주 5일제, 생활임금, 육아 지원 정책을 선도적으로 시행하고 이를 전체 노동시장으로 확산시키는 전략은 노동시장과 중소대기업의 양극화로 그 연결고리가 끊겼다. 지역에서는 생활임금제나 주 4일 근로에 대한 정부나 노조의 정책 방향에 공공부문을 제외하고는 코웃음을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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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조업과 서비스 등 정책의 실질적 수혜에서 소외된 노동자들을 대표하는 산업별 노동조합의 정책적 역량 강화가 시급하다. 총연맹이 전략적으로 노동정책의 수혜가 취약 노동 계층으로 갈 수 있도록 조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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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의 선거사무실은 여의도가 아닌 강남역에 있다. “대한민국의 가장 미래지향적 산업들이 위치한 테헤란 밸리와 판교, 그리고 화성과 평택, 용인 등 경기 남부의 반도체 벨트의 교통이 뭉치는 곳이 강남역이기 때문”이다. 5명 미만 근로기준법 적용을 공약한 민주노동당을 제외하고 주요 정당들은 이 후보와 같이 미래지향적 산업에 종사하는 유권자들의 고충에 더 방점을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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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로 시간과 연차휴가 등을 적용받지 못하는 5명 미만 사업장 노동자는 전국적으로 380여만명에 이른다. 아예 퇴직금과 주휴일, 고용보험도 배제되는 초단시간 근로자는 전국적으로 150만명가량이다. 이들이 일하는 전국의 산업단지는 여의도의 금융가나 테헤란로, 판교의 첨단산업 단지처럼 깔끔하고 세련되지도 않다. 잡풀이 우거진 진입로에 도로 곳곳이 패고 출퇴근 교통체증과 협소한 주차 공간 때문에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녹초가 되는 이들의 고충도 들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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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철 한국노총 부천노동상담소 상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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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ww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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