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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1-07-08 17:31
김기덕의 노동법 (경영)성과급은 임금이다
 글쓴이 : 동구센터
조회 : 569  
김기덕의 노동법 (경영)성과급은 임금이다

1. 지난주 기다리던 판결이 나왔다. 여러 가지 주장을 하면서 임금을 청구했던 사건이었다. 이 사건에서 주된 법적 쟁점을 살펴보자면 첫째는 재직자 조건의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하는지, 둘째는 기본급 기준으로 지급한 주휴수당은 위법해서 통상임금 기준으로 지급해야 하는지, 셋째는 (경영)성과급은 근로의 대가인 임금에 해당하는지(이에 따라 퇴직금 산정기초인 평균임금에 포함되는지) 등이었다.

하나하나가 이 나라 노동자의 임금권리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쟁점이었다. 법원에 신청한 청구취지로 보면, 그 쟁점 모두에 관해서 법원이 내가 했던 주장을 인정해 줘야 승소했다며 만족할 만했다.

먼저 재직자 조건의 정기상여금에 관해서 보자. 근래 들어 부쩍 우리 법원이 재직자 조건에 따라 지급일 전 퇴직시에 지급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되면 고정성이 결여됐다며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야말로 재직자 조건이면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식으로 판결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재직자 조건이 소정근로의 대가인 통상임금 해당성을 부정하는 조건일 수 없다며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선고된다면, 다시금 재직자 조건을 둘러싸고 통상임금 해당성 논의를 촉발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따라 각급 법원에서 소정근로의 대가 임금인 통상임금의 의의에 입각해서 노동자 임금권리 향상을 도모할 수 있는 판결을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통상임금 기준이 아닌 기본급 기준으로 지급해 온 주휴수당이 유급으로 규정한 근로기준법에 반하는 것이라며 그 차액을 지급해야 한다고 법원이 판결한다면, 이러한 주휴수당 판결도 이 나라에서 다른 많은 사업장에서 마찬가지로 지급해 왔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낮다고 할 수 없다.

그럼에도 지난주 수요일, 판결문을 읽으면서는 이것들보다 성과급 부분을 더 집중해서 읽었다. 지급일 전에 퇴직시에 지급하지 않는 재직자 조건의 정기상여금이라도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시하고, 기본급 기준으로 주휴수당을 지급한 것이 위법하다며 통상임금 기준으로 한 추가 주휴수당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시한 판결문 부분을 읽을 때보다는 나는 분명히 성과급에 관한 판결이유를 집중해서 읽었다. 한국유리㈜ 임금사건에 관한 서울고등법원 판결이었다.

2. 한국유리 주식회사의 강○○ 등 노동자 90명이 회사를 상대로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소를 제기했던 것은 2017년 2월9일이었다. 당시는 2013년 12월18일 갑을오토텍 사건에 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선고가 있은 지도 3년이 지난 때였다.

노조가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며 추가 법정수당 지급을 요구하다 사용자가 들어주지 않는 사업장들에서는 이미 소송을 제기했고, 그에 따라 일부 사업장의 경우는 법원 판결들이 나온 상태였다. 다른 사업장 노조와 마찬가지로, 한국유리노동조합도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며 미지급 법정수당을 지급하고 향후 통상임금으로 인정해서 법정수당을 지급할 것을 사측에 요구했다. 하지만 사측은 재직자 조건을 내세워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그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직후인 2014년 1월23일 고용노동부가 ‘통상임금 노사지도 지침’을 통해서 재직자 조건의 정기상여금은 고정성이 없어 통상임금에서 제외된다고 해설해 놓고 이에 따라 노동현장에서 지도했던 터라, 당연히 한국유리 노동자들은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더구나 각급 법원에서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결까지 나오고 있었으니 사용자가 통상임금으로 인정해 줄 것을 기대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를 찾아와서 상담하고 소송하게 됐다. 이렇게 소송에 이른 경위로 보면 성과급을 청구할 일은 아니었다. 당시 노조는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받기 위해서 찾아왔던 것이지만, 이에 나는 주휴수당과 성과급을 더할 것을 제안했다. 이에 따라 소장에 포함해 청구하게 됐다. 이렇게 내가 성과급을 더할 것을 적극 제안했던 것은 나름 기대하는 바가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공항공사와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임금사건에서 경영성과급이 근로의 대가인 임금이라며 평균임금에 포함해서 퇴직금 청구를 해서 하급심에서 인정받은 상태였다. 공공기관의 성과급이 인정된다면, 민간기업이라고 해서 인정받지 못할 이유가 없었다. 물론 공공기관의 경영평가성과급과는 그 지급기준이 같지 않은 것이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달리 판단할 이유는 없다고 믿고서 소장을 제출했다.

3. 한국유리 주식회사에서 성과급은 매년 당기순이익 30억원 이상인 경우에 지급하도록 단체협약에서 정하고 있었다. 구체적으로 당기순이익 30억~50억원 미만인 경우는 1억원당 8천원, 50억~100억원인 경우는 1만2천원, 100억~150억원인 경우는 1만3천원, 150억원 초과인 경우는 1만4천원을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었다.

이와 같이 그 지급기준을 정해 놓고서 그 기준에 해당할 경우에는 정해진 금액을 노동자에게 지급하는 것이니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이며, 평균임금에 포함되는 것이라고 노동자를 대리한 변호사로서 나는 주장했다. 이에 대해 예상했던 대로 사측을 대리한 김앤장 변호사들은 영업실적(당기순이익) 기준으로 지급하는 것이라서, 그 지급 여부나 지급액이 정해지지 않은 금품으로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이 아니라며 평균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나왔다.

사실 정기상여금만큼은 아니었다. 재직자 조건이 부가됐다고 해서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할 때만큼 그렇게 구구절절이 준비서면에서 쓰고, 법정에서 진술했던 것은 아니었다. 대단한 법리적 문제라도 되는 양 복잡하게 주장할 것이 아니라고 나는 판단했다. 근로계약을 체결하고서 노동자가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고 이에 따라 성과급을 지급받는 것이니 당연히 근로의 대가로 지급받는 임금이어야 한다고 나는 주장했다.

여기에 더해 공공기관의 경영(평가)성과급에서 했던 것처럼 기존 대법원 판례를 단순화해서 그 법리에 반하지 않는다고, 그 법리에 따르면 임금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원고 소송대리인으로서 내가 한 일이었다. 그리고 지난해 2월13일 1심 서울중앙지법은 위와 같은 한국유리 성과급에 관해 근로의 대가로 지급한 임금이라며, 평균임금에 포함된다고 판결했다.

 영업실적(당기순이익) 기준으로 지급하는 민간기업의 성과급에 관해 평균임금에 포함된다고 판단한 최초의 법원 판결일 텐데, 당시는 재직자 조건을 내세워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한 까닭에 이 같은 성과급 판결에 나는 감격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지난주 수요일(6월30일), 서울고법은 이 사건 항소심 판결을 통해서 위와 같이 영업실적(당기순이익) 기준으로 지급하는 성과급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이라며 평균임금이 포함된다고 1심의 판단을 재확인해서 판결했다. 1심 판결과는 달리 위와 같이 재직자 조건의 정기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결했으니 성과급이 근로의 대가인 임금이며, 평균임금에 포함된다는 법원 판결을 두고서 비로소 기뻐할 수 있었다.

4. 올해 4월 현대해상화재보험 사건에서, 6월에는 삼성전자 사건에서 성과급이 평균임금에 포함된다는 1심 법원의 판결이 선고됐다. 이에 따라 성과급에 관한 관심이 높다. 이번 한국유리 사건에 관한 서울고법 판결도 이러한 노동자의 임금권리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 믿는다.

그런데 이 나라에서 이 같은 관심은 성과급을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이라고 인정하지 않았기에, 이에 따라 퇴직금 등의 산정기초인 평균임금에 포함하지 않았기에 발생한 것이다. 분명히 노동자로서는 ‘근로자’로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해서 성과급을 지급받았던 것인데, 기본급·상여금 등 다른 임금과 마찬가지로 근로를 제공했으니 지급받았던 것인데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고 부정했던 것이다.

 심각하게 생각할 것 없이, 구구절절하게 말하지 않더라도 당연히 근로를 제공했으니 받는 것이라고 노동자에겐 명명백백한 것임에도 사용자는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고 부정하고, 노동현장에서 노동행정기관도, 심지어 법원도 부정했다. 한마디로 이 나라에서 사용자 자본과 권력은 성과급은 근로의 대가가 아니라며 부정하고 평균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부정해 왔던 것이다.

사실 이번 한국유리 사건의 서울고법 판결과 현대해상화재보험 등 다른 사건의 하급심 판결도, 그리고 공공기관 경영성과급에 관한 대법원 판결도 이러한 노동자의 눈으로 보자면, 아직 멀었다. 기껏해야 지급기준을 정해 놓고서 그에 해당하면 지급하는 성과급에 한해서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이고, 평균임금에 포함된다고 보고 있는 이러한 법원 판결은 근로를 제공하고서 지급받는 것이라는 노동자의 눈으로 보자면 한참 멀었다. 그러니 아직은 이 나라에서는 온전히 ‘(경영)성과급은 임금’이라고 선언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하며 노동자의 임금권리를 위해서 나아가야 하는 것이겠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ww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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