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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3-05-30 10:21
사용자의 7가지 형태 부당노동행위 성립을 인정한 판결 (강빈 변호사 금속노조 법률원 충남사무소)
 글쓴이 : 동구센터
조회 : 185  
사용자의 7가지 형태 부당노동행위 성립을 인정한 판결
강빈 변호사 금속노조 법률원 충남사무소

대상판결 : 서울행정법원 2023. 5. 11. 선고 2021구합69653 판결

1. 사건의 배경

이 사건 사용자인 유한회사 신일정밀은 강원도 강릉에서 베어링 제조업을 영위하는 기업이다. 2020년 전까지 신일정밀의 노동조합은 한국노총 금속노련 소속 신일정밀노조가 유일했다. 신일정밀은 노조설립 원천차단 컨설팅으로 자격정지를 받은 노무사를 경영고문으로 영입해 신일정밀노조에 사측의 요구안을 일방적으로 수용하게 만드는 등 사용자 종속적인 노사관계를 구축했다.

자주성과 민주성을 회복하기 위해 신일정밀노조는 2020년 6월29일 임시총회를 열고 조합원 과반수 출석, 출석 조합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규약을 변경했다. 상급단체를 금속노조로, 조직형태를 신일정밀지회로 변경하는 조직형태 변경을 결의한 것이다.

금속노조는 적법한 조직형태 변경 이후 이러한 사실을 신일정밀측에 알리며 2020년 단체교섭을 진행할 것을 요구했다. 신일정밀은 조직형태변경의 효력을 문제 삼으며 교섭을 거부했다. 신일정밀은 이를 시작으로 총 7가지의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했다.

2021년 2월8일 강원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사내 게시물 부착행위를 제외한 모든 행위가 부당노동행위로 인정됐다. 신일정밀이 불복했으나 2021년 5월20일 중앙노동위원회는 모든 신일정밀의 행위들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정했다. 신일정밀은 행정법원에 부당노동행위 구제 재심판정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2. 신일정밀의 부당노동행위

1) 단체교섭 거부

① 금속노조와 이 사건 지회는 신일정밀에 적법한 조직형태 변경이 있었음을 통보하고 교섭을 요구했으나, 신일정밀은 “조직형태 변경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고 답변을 신뢰할 수 없다”는 이유로 약 2개월간 금속노조와의 교섭을 거부했다. 지회는 신속한 교섭 재개를 위해 임시총회를 통해 재차 조직형태 변경을 결의할 수밖에 없었다.

② 2개월 만에 재개된 단체교섭에서 이 사건 지회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24조4항이 규정한 근로시간 면제제도(타임오프)의 적용을 받는 전임자를 요구했다. 그러자 신일정밀측은 “노조법이 금지하고 있는 (유급)전임자를 요구했다”며 교섭 자체를 거부했다.

2) 위장폐업 선언

신일정밀의 교섭거부로 금속노조가 강원지노위에 쟁의행위 조정절차에 들어가려 하자, 신일정밀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고용노동부의 시정명령을 받은 것을 이유로 “폐업을 결심”했다며 사내에 폐업을 예고하는 게시물을 부착했다. 폐업 의사는 금속노조가 쟁의돌입 준비를 중단하자 17일 만에 철회됐다.

3) 노동조합 활동 비방 게시물 게시

신일정밀은 폐업 의사의 철회 이후부터 사내 게시판에 노조를 비난·협박하는 내용의 게시물을 부착하기 시작했다. 게시물은 약 2개월 동안 10회에 게시됐다. 주된 내용은

 ① 정당한 이유 없이 단체교섭을 거부하고 그 책임을 노동조합에 전가하거나, ② 근거 없이 노동조합을 비난하거나, ③ 폐업을 협박하거나, ④ 정당한 쟁의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민·형사 책임이나 징계 등으로 협박하는 것이다.

4) 노동조합 비방 게시물을 조합원 자택으로 우편물 발송

아무런 근거 없이 노조의 쟁의행위와 근로조건 개선 요구를 “거짓과 위선, 선동과 무책임”이라며 비방하는 게시물을 사내에 부착했다. 또 파업 중인 조합원들의 주소지로 우편발송해 조합원 가족들이 볼 수 있게 했다.

5) 쟁의기간 중 생산장려금 지급

2020년 10월23일 전면파업 돌입 이후 신일정밀은 파업에서 이탈해 생산을 계속하는 근로자들에게 휴일을 포함해 매일 5만원의 ‘위기극복 장려금’과 생산성 향상시 ‘생산성 장려금’이라는 명목으로 금품을 지급하겠다고 공고했다. 실제로 조업에 참가한 생산직원들에게 매일 현금으로 5만원을 추가 지급했다.

6) 쟁의기간 중 대체인력 채용

2020년 10월23일 전면파업 돌입 이후 신일정밀은 육아휴직자와 퇴직자의 대체인력을 채용한다는 명분으로 기간제 근로자를 채용했다. 그러나 대체한다는 육아휴직자와 퇴사자는 이미 파업에 참가 중인 사람들이다. 당시까지 신일정밀은 육아휴직자 대체인력을 채용한 적도, 기간제 근로자를 별도로 채용한 사실도 없었다.

7) CCTV이용 조합원 감시

신일정밀은 조직형태 변경 이후 사업장 CCTV로 이 사건 지회의 간부와 조합원들을 감시한 후 각종 ‘문답서’를 발송해 징계를 압박했다. 해당 문답서는 직접 목격해야만 알 수 있는 사실들과 행위가 발생한 일시를 분 단위로 정확하게 기재하고 있었다. 해당 행위가 발생한 장소에는 모두 회사가 관리하는 CCTV가 설치되어 있다.

3. 대상 판결의 요지

행정법원은 1) 단체교섭 거부에 대해

1) 조직형태 변경은 유효하고, 신일정밀도 유효성을 파악했으므로 조직형태 변경의 유효성을 이유로 한 교섭거부의 정당한 사유가 없다고 봤다.

2) 금속노조 요구가 노조법상 금지된 제도를 요청한 취지가 아님이 확실하므로 이를 이유로 한 교섭거부도 정당한 사유가 없다고 했다. 2) 폐업을 예고한 행위는 시기가 쟁의행위에 나아가기 직전이고, 폐업 사유 또한 적법한 행정조치인 근로감독과 시정명령이었으며, 객관적인 사정변경 없이 17일 만에 의사를 철회한 것을 보면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의 의사가 인정된다.

 3) 노조를 비방하는 게시물 게시행위는 게시물의 내용, 게시 기간, 장소 등을 보면 의견표명의 자유를 벗어나 노조활동을 방해하려는 목적이다.

4) 동일한 내용의 우편물 발송은 가족들이 열람할 수 있는 점, 문자나 다른 수단에도 불구하고 우편물을 발송한 점을 들어 쟁의행위를 방해하려는 목적의 지배·개입 부당노동행위임로 인정했다.

 5) 쟁의기간 중 생산장려금 지급은 배경과 명목, 시기와 방법에 비춰 볼 때 쟁의행위에 영향을 미칠 의도가 명백하다.

 6) 신일정밀은 기존에 단기 계약직을 채용한 이력이 없고, 육아휴직자 등 대체인력을 채용한 사례가 없어 쟁의행위를 시작한 이후 이를 빌미로 인력을 채용한 것은 실질적으로 쟁의행위를 방해하기 위한 목적으로 각 지배·개입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7) 이 사건 지회로 조직형태 변경 이후 신일정밀이 CCTV를 검색한 시간이 6개월 동안 26회에 걸쳐 756분으로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이례적인 증가를 합리적으로 설명을 하지 못하고, 문답서 발송 대상자 모두 이 사건 지회의 소속 간부들인 것을 보면 지배·개입 부당노동행위로 판단한 결정을 뒤집을 수 없다고 판단된다. 신일정밀의 모든 행위가 부당노동행위로 인정된다.

4. 평가

검찰은 동일한 사안에 대해

1) 단체교섭 거부와

 7) CCTV 이용 감시행위에 대해 불기소처분을 했다. 행정법원은 그런 사정만으로는 처분 사유가 부정될 수 없다고 봤다. 이번 판결은 신일정밀의 모든 부당노동행위의 성립을 인정한 것에 의의가 있다.

 구체적으로 법원은 사용자측이 노조 내부 의결사항인 조직형태 변경에 관한 효력을 부인하며 교섭을 지연시킨 행위에 대해 조합원의 의사가 충분히 확인되고, 노동조합이 내부 의결사항을 통지한 이상 사용자에게는 이의를 제기할 권한이 없다.

 노조 의결사항에 대한 의문을 이유로 한 교섭거부·해태 행위가 정당화될 수도 없다. 사용자의 CCTV를 활용한 감시행위가 유의미하게 증가했다면 합리적인 설명을 해야 할 의무는 사용자측에 있다고 밝힌 부분도 중요한 시사점이다.

신일정밀 사안은 이례적일 정도로 다양한 부당노동행위들이 자행됐는데 더욱 이례적인 것은 이 모든 부당노동행위의 성립을 인정받은 케이스라는 것이다. 부당노동행위가 발생하자마자 증거를 수집하고 정리해 대응한 현장의 간부와 조합원들의 기민한 대응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신일정밀 부당노동행위 사안은 사측의 무리한 단체협약 거부·해태 및 지배·시도에 개입에 노조가 잘 대응한다면 실질적 투쟁 승리뿐 아니라 법률적 승리까지 쟁취한 모범 사례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ww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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