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3-04-16 11:03
펌>현대차 촉탁해고 20대 정규직 꿈은 쓰러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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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동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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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에서 목매 숨진채 발견 6개월만에 계약해지 당해 유족 “정규직전환 이유 해고” 계약해지 사유 논란 일듯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에서 해고된 20대 남성이 목을 매 숨진 채로 발견됐다. 유족은 “현대차가 정규직 전환을 피하려고 일방적으로 해고해 아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14일 오후 6시 30분께 울산 남구 한 5층 건물에 살던 A(29)씨가 자신의 방에서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가족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A씨가 현대차 직고용 촉탁계약직에서 해고된 뒤 몇 달동안 괴로워했다는 유족 진술을 토대로 A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 촉탁직은 기간제 근로자로 원래 사내하청업체에서 계약직으로 일하던 근로자들이다. 주로 현대차 정규직 근로자가 노조 간부로 발탁되거나 산업재해를 당할 경우 그 빈 자리를 채우는 역할을 한다.
유족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월 현대차 촉탁직으로 일한지 6개월만에 계약 해지됐다. 정식 계약기간인 2년을 반도 못 채운 상태였다. 그 전까지는 16개월간 현대차 사내하청인 S기업에서 일했다. 현대차 촉탁직을 일종의 현대차 정규직으로 가는 코스로 생각했다는 게 A씨 아버지의 설명이다.
A씨의 아버지는 “아들은 현대차 정규직이 되려고 부단히 노력했다. 사내하청노조에 가입하면 미운털이 박힐까 그저 묵묵히 일만하는 성실한 녀석이었다”며 “지난해 7월 비록 정규직은 아니지만 현대차 직영 촉탁직으로 들어갈 때 정말 기뻐하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아들의 계약해지 사유에 대해 “현대차가 아들의 이전 회사(S기업) 경력을 가산해 관련법에 따라 2년이 지날 경우 정규직 고용의무가 발생하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들었다”며 “그래서 실제 계약기간은 2년이지만 고용 6개월만에 아들을 일방적으로 해고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현대차 불법파견 사태에 이어 촉탁직의 정규직 전환 문제가 새롭게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촉탁계약직은 비정규직으로 분류된다. 회사는 이들의 근무기간이 2년이 지나면 기간제보호법에 따라 정규직이나 무기직으로 전환해줘야 한다.
문제는 현대차 촉탁직의 경우 불법파견 논란이 거듭돼 온 현대차 사내하청 출신이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현대차가 이들을 촉탁직으로 직고용하면서 사내하청 경력이 정규직 전환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점을 뒤늦게 파악해 A씨를 상대로 서둘러 계약해지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현대차 울산, 아산, 전주 3개 공장에는 1천500명에 달하는 촉탁직이 근무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아버지는 현대차 정규직으로 수십년 근무하다 퇴직했다고 했다. 그는 “아들은 정규직이 되겠다는 꿈이 꺾이면서 말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며 “결혼을 시킬까 생각도 했지만 ‘누가 직장도 없는 나한테 시집오겠냐’고 한탄하던 아들의 말에 가슴이 매우 아팠다”고 전했다.
그는 “월급날이면 어김없이 통닭을 사들고 집에오던 살가운 아들이었다…좀 더 신경써 줬어야 하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날 A씨의 시신이 안치된 울산 남구 모 병원 장례식장은 하나뿐인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통곡 소리와 고개를 떨어뜨린 아버지의 한숨소리로 가득했다.
권승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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