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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2-11-16 10:16
취업규칙 변경 시점을 판단한 최초 판결
 글쓴이 : 동구센터
조회 : 535  


취업규칙 변경 시점을 판단한 최초 판결

: 대법원 2022. 10. 14. 선고 2022다245518 임금

1. 사건의 개요

피고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법인이고, 원고는 피고에 간호사로 채용돼 근무하다가 2018년 10월18일 퇴사했다.

피고는 1999년 12월1일 수습기간 2000년 1월1일부터 1월31일까지, 일당 1만3천원으로 정해 원고를 수습사원으로 채용했다. 원고는 2000년 2월1일 임시직 간호사로 발령받았다가 2001년 7월31일 퇴사하고, 2001년 8월1일부터 정규직 간호사로 발령받았다. 원고는 임시직 근무기간 동안 1년 단위로 근로계약을 체결했고,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시점에 임시직 재직기간에 대한 퇴직금 120만원을 지급받았다. 원고는 2018년 10월18일 피고로부터 퇴직금 7천여만원을 지급받았다.

피고는 원고의 재직기간을 2001년 8월1일부터 2018년 10월18일까지로 봐 계속근로기간 17.250년(=207개월)을 전제로 퇴직금을 산정, 지급했다.

피고의 임직원에게 적용되는 보수규정은 2000년 1월11일부터 아래와 같이 개정, 시행됐다.

2. 원고의 주장 요지

가. 원고는 2000년 1월1일부터 근로를 시작했는데 이때 수습사원이라는 공고나 설명을 보거나 들은 바가 없으며 퇴직할 때까지 ‘간호사’로서 동일한 업무를 수행했으므로, 2000년 1월1일부터 퇴사할 때까지를 퇴직금 산정시 필요한 계속근로기간으로 봐야 한다. 이 주장은 1심 판결에서부터 줄곧 인용돼 대상판결의 심판 범위에 있지 않았다.

나. 피고는 2000년 1월11일 개정된 보수규정에 따라 퇴직금 산정시 ‘단수제’를 적용했으나, 원고가 입사한 이후에 개정된 위 보수규정은 불이익한 취업규칙의 변경에 해당함에도 근로기준법에 정해진 절차, 즉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 없이 개정된 것이어서 무효이고 개정 전 ‘누진제’를 적용해야 한다. 아래에서는 본 쟁점에 대해 원심 판결의 판시와 대상판결의 내용에 대해 살펴보겠다.

3. 원심 판결의 요지

취업규칙에 해당하는 이 사건 보수규정이 원고가 입사한 이후인 2000년 1월11일에 시행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에게 적용될 보수규정은 개정된 규정이며, 따라서 원고는 ‘단수제’에 따라 퇴직금을 지급받는게 맞다고 판단하였다.

피고는 제도개선 통보 및 행정자치부의 1999년 11월25일자 ‘2000년도 지방공사 예산편성 보완지침’에 따라 개인성과급 및 퇴직금 지급율의 조정을 요구받고, 1999년 12월20일 61차 정기이사회의 심의를 거쳐 퇴직금에 대해 기존 근로자들에 대해서는 종전의 지급률을 유지하되, 2000년 1월1일 이후의 입사자들에 한해 단수제를 시행하는 것으로 보수규정을 개정한 후 1999년 12월28일 제주도지사에게 이러한 내용의 이 사건 보수규정 개정안 승인을 요청한 사실, 제주도지사는 2000년 1월7일 피고에게 이러한 보수규정 개정안을 승인했고 이에 따라 피고의 원장이 2000년 1월11일 개정규정을 공포하고 같은 날부터 시행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원고가 채용되고 근무를 시작한 2000년 1월1일에는 이미 이 사건 보수규정 개정이 결정돼 제주도지사의 승인만이 남아 있던 상태이고, 2000년 1월1일 이후 입사자들에게 기존의 보수규정이 유지돼야 할 기득권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에게 적용될 보수규정은 개정된 규정이다.

4. 대상판결의 요지

가. 원고는 2000년 1월1일 피고에 입사했는데, 이 사건 보수규정이 원고와 같은 입장의 근로자들에게 불리하게 변경된 것인지 여부는 이 사건 보수규정의 개정 및 시행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이 사건 보수규정은 2000년 1월11일 규정 98호로 개정돼 부칙에 따라 공포된 2000년 1월11일부터 시행됐으므로, 이 사건 보수규정이 개정·시행된 시점은 그 공포·시행일인 2000년 1월11일로 봄이 타당하다. 그 이전에 제주도·행정자치부 또는 피고의 정기이사회 등의 요구·심의·의결·승인 등의 절차가 있었다고 해 그 개정·시행 시점을 달리 볼 수는 없다.

나. 이 사건 보수규정이 개정·시행된 2000년 1월11일 기준으로, 원고를 포함한 기존 근로자들은 개정 전 보수규정에 따라 퇴직금 지급과 관련해 ‘누진제’를 적용받다가 이 사건 보수규정에 따라 ‘단수제’를 적용받게 되므로, 이 사건 보수규정은 기존 근로자들에게 불이익하게 변경된 경우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이 사건 보수규정이 효력을 갖기 위해서는 피고 소속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에 따른 동의를 얻어야 함에도 피고가 이를 얻지 못한 이상, 이 사건 보수규정으로 기득이익이 침해되는 기존의 근로자에 대해서는 개정 전 보수규정이 여전히 적용되고, 이 사건 보수규정에 따른 근로조건을 수용하고 근로관계를 갖게 된 근로자에 대해서만 이 사건 보수규정이 적용된다.

다. 원고는 이 사건 보수규정이 개정되기 이전인 2000년 1월1일부터 피고와 근로관계를 맺고 있었던 이상, 이 사건 보수규정으로 인해 기득이익이 침해되는 기존 근로자에 해당할 뿐 이 사건 보수규정에 따른 근로조건을 수용하면서 새롭게 근로관계를 맺은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보수규정이 아니라 개정 전 보수규정이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5. 대상판결의 의의

가. 대상판결은 근로기준법 94조에서 정한 취업규칙 ‘변경’의 기준 시점이 취업규칙이 개정·시행된 시점, 즉 효력발생 시점이라는 점을 분명히 확인했다.

대상판결의 관련 법리 부분에서 설시한 ‘취업규칙의 개정이 근로자들에게 불이익하게 변경된 것인지 여부는 취업규칙의 개정이 이뤄진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1997. 8. 26. 선고 96다1726 판결, 대법원 2000. 9. 29. 선고 99다45376 판결 참조)’부분에서 언급한 96다1726 판결은 퇴직금 규정의 유불리를 판단하면서 개정 이후 신설된 수당까지 기초임금에 포함시켜 판단한 원심 판결이 위법하다는 취지다.

99다45376 판결 또한 취업규칙 변경의 유불리 판단에 퇴직금 지급률의 변화와 함께 그와 대가관계나 연계성이 있는 기초임금의 변화를 고려하라고 하면서도 그 기준시점은 개정 당시로 봐야 한다는 취지다. 둘 다 취업규칙 개정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한지 여부’를 판단하는 시점에 대한 판결이었다.

반면 대상판결은 위 판결들과 달리, 취업규칙의 ‘변경’ 시점 자체를 언제로 보아야 할 것인지가 쟁점이었고 이에 대해 판단한 것이다. 대상판결이 설시한 법리 부분에서 위 두 판례만을 언급한 사정에 비춰, 이 판결이 아마도 취업규칙의 변경 시점 자체가 쟁점인 최초의 판례로 보인다. 이는 이 법리가 특유하다거나 이러한 사실관계의 사건이 드물어서라기보다는 법리 자체가 자명해 쟁점이 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나. 취업규칙은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제정하고 개정할 수 있다. 또한 근로자의 채용시기 또한 임의로 정할 수 있다. 사용자인 피고는 원고와 같이 2000년 1월1일 입사자에게 이 사건 개정 보수규정을 적용하길 원했다면 이 사건 보수규정의 개정 시점을 그 이전으로 앞당겼어야 한다. 하지만 피고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즉 사용자인 피고는 이 사건 개정 보수규정의 시행을 좀 더 앞당기는 절차를 취하지 않았고, 원고와 같은 신규입사자들의 채용시기를 좀 더 늦추는 절차를 취하지 않았다. 이는 전적으로 사용자인 피고의 결정이었다. 피고의 이러한 결정, 집행 과정에 원고 등 근로자들은 아무런 개입을 할 수 없었고 또 하지 않았다.

사용자에게 아무리 취업규칙에 대한 일방적인 제·개정권이 있다 해도 취업규칙의 변경이 사용자가 마음먹은 날 바로 이뤄지기는 어렵다. 피고와 같은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사기업의 경우에도 기업 내부에서 여러 차례의 논의를 거치다 보면 사용자가 의도한 변경일이 지나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근로자에게 사용자 내심의 의사 혹은 내부적인 의사결정까지 알아 내 자신의 근로조건 변경을 예측하고 수인해야 할 의무는 없을 것이다.

취업규칙이 외부로 공개돼 시행되는 시점에서야 비로소 근로자는 그 내용을 알 수 있게 된다. 근로기준법 94조는 이러한 사정을 전제로 규정된 것으로 봐야 한다. 이 사건 개정 보수규정은 2000년 1월11일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으며 그 효력도 없었다.

근로기준법 혹은 타 법령에 피고와 같은 공공기관의 경우에는 근로기준법 94조의 적용을 배제한다는 법률규정이 존재하지 않는 이상, 원심판결은 위법하다. 원심의 이러한 해석은 헌법상 입법권을 보장받은 국회가 입법한 실정 법률의 존재를 무시하고 헌법과 법률이 법관에게 부여한 법률해석권의 범위를 일탈 남용한 것으로 위법·부당한 판단이다.

취업규칙은 근로조건 변경을 내용으로 하며 법규적 성격이 있다는 측면에서, 근로기준법 94조1항의 적용과 관련해 취업규칙의 변경 시점은 사용자가 변경을 결정한 때가 아니라 취업규칙의 효력발생시로 봐야 한다는 대상판결은 타당하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ww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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