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의 소리9경

제1경 동축사 새벽종소리

인도를 통일한 아쇼카왕이 인정한 울산 최고(最古) 사찰

제1경 동축사 새벽종소리1

동축사는 마골산 등성이에 절경을 이룬 관일대(觀日臺)바위 언저리에 다소곳이 숨어있는 울산 최고(最古)사찰로 573년 진흥왕의 명으로 창건되어 삼국유사에 연기설화가 전해오는 유서 깊은 사찰이다. 첫 닭이 훼를 친 뒤 여명과 동시에 동축사에서 울리는 새벽 종소리는 온 마을과 산천초목을 잠에서 깨어나게 했다. 이 종소리는 멀리 방어진 까지 울려 퍼져 많은 사람들이 새벽 예불을 드리기도 하고, 때를 맞춰 들일을 나가기도 했다. 동축사의 새벽 종소리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온 누리의 새벽을 울리고 있다.

  • 동축사1
  • 동축사 삼층석탑

아쇼카왕이 인정한 절터 동축사와 삼층석탑(시지정 유형문화재 제11호)

동축사는 울산 최고(最古) 고찰로 삼국유사에 연기설화가 전한다. 인도를 통일한 아쇼카왕 이 황금과 황철을 실어 보내며 인연이 있는 곳에서 불사가 이루어지길 빌었다. 이후 이 배 가 당도한 곳이 지금의 미포이었다고 하며, 서축의 동쪽에 있다 하여 동축사라 이름 지었 다. 경내에 위치한 중층 기단 3층 석탑 역시 울산에서 가장 오래된 석탑이다. 소동파가 출 가 하여 수행중 모시던 진신사리 2과를 전수 받아 석탑 안에 모셨다고 전해온다.

크던 작던 산은 대부분 사찰을 품고 있다. 은밀하지만 깊숙한 산의 너른 품에 안겨 세상으로부터 보호받았다. 부처를 만나기 위해선 산이라는 관문을 거쳐야 했다. 어떻게 보면 산길을 오르는 것부터가 수양이며 기도일 것이다. 마골산 역시 사찰을 품고 있다. 어쩌면 이 사찰 덕분에 마골산의 이름이 알려졌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동축사(東竺寺)는 울산에서 가장 오래된 절이다. 동축사의 유래는 삼국 유사에 기록돼 있다. 신라 진흥왕이 황룡사를 완성한 얼마 후 바다 남쪽 에서 외국의 큰 배가 떠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현리가 가보니 서축국 (인도)의 아육왕(아쇼카왕)이 문서와 함께 황철(57,000근)과 황금(3만푼)을 배에 실어 보낸 것이었다.

문서의 내용은 아육왕이 인도를 통일 한 후 불교를 장려하고자 석가삼 존불(釋迦三尊佛)을 주조하려 했지만 불상은 완성되지 않았고 이에 삼존불 상을 만들던 모형 불상과 보살상, 그리고 그동안 모은 황금과 철까지 보태 배에 실어 보낸다는 편지였다.

이 배는 1,300여 년 동안 16 대국, 500 중국, 700 소국, 10,000 부락을 두루 거쳤으나 인연이 없어 마지막으로 당도한 곳이 지금의 미포였다. 이 사실을 보고받은 진흥왕은 황철과 황금은 신라로 운반하여 황룡사에서 장육존상을 조성케 하고 배가 닿은 땅을 가려 절을 짓고 삼존불상을 모셨다 한다. 동축사란 이름은 서축국의 동쪽에 있는 나라의 절이라는 뜻으로 이름 지어졌다고 한다.

  • 동축사 전경

동축사에는 역사만큼이나 깊은 소리가 있다. 바로 종소리다. 동축사 새벽종소리는 울산 동구 소리 9경 중 제1경으로 꼽는다. 첫 닭이 홰를 친 후 여명과 동시에 동축사에 울리는 새벽 종소리는 온 마을과 산천초목을 잠에서 깨어나게 했다. 이 종소리는 멀리 방어진까지 울려 퍼져 많은 사람들이 새벽 예불을 드리기도 하고, 때에 맞춰 일을 나 가기도 했다.

'서양의 종소리는 귀로 듣고, 한국의 종소리는 마음에 울린다'라는 말이 있다. 서양에선 방울과 종을 별다른 차이 없이 벨이라는 단어로 묶어 부른다. 그러나 동양에서 특히 우리나라에서 범종은 화합의 정신, 새로운 다짐의 시작, 어리석음을 깨닫게 하는 의미로 고유의 가치를 지녀왔다.

  • 동축사와 삼층석탑1
  • 동축사와 삼층석탑2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는 새벽 사찰의 종소리는 시작과 자비, 어리석음을 깨닫게 하는 소리로 들린다. 한국의 종소리는 어둠과 지혜를 밝히는 울음이며, 세상을 깨우는 소리다. 신라 사람들은 종소리를 부처님의 소리로 생각했다. 때문에 지상에서 낼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종소리를 만들고자 깊은 정성을 기울였다.

우리의 종은 주석과 동으로 만들어지는데 밀랍 모형의 제작으로 시작한다. 주조공법으로 만든 밀랍을 초벌 바르기 한 후 4~5번의 말림의 반복의 과정을 거친 후 명주실로 종의 외곽을 묶고 초벌보다 진한 농도로 바른다. 이어서 외형을 밀랍 위를 덮은 다음, 주석이 13~17% 함유된 것에 청동을 혼합한 것을 밀랍과 외형을 입힌 부분에 부어 만든다. 반면 서양종 의 경우는 주석의 함량이 23%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깨끗한 종소리가 아닌 조금은 깨지는 듯한 소리로 빨리 와 닿는다. 종을 쳤을 때 진동하는 주파수가 조금 다른 고저의 양 주파수가 발생하는데 이러한 현상을 맥놀이 현상이라고 한다. 서양종은 이런 맥놀이 현상이 단조롭게 감소하는 반면 우리의 종은 맥놀이가 계속 이어져 장중한 울림이 오랫동안 유지된다. 새벽녘 자그마한 산사에서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종소리는 동축사의 풍경이 되었다.

동축사 새벽종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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